넥스트 특금법
“블록체인 독자생존 힘들어, 융합 필요”
⑦윤석빈 교수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한 기업이 살아남을 것”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8일 16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 통과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업계의 판이 바뀌고 있다. 제도권 진입으로 가상자산 사업자는 정부 승인 아래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지만 오히려 업계는 높은 진입장벽 탓에 산업이 위축됐다고 토로한다. 여기에 대기업, 금융회사, 핀테크 기업이 블록체인 산업 진출을 예고해 스타트업이 주를 이루는 해당 업계는 참여자 간 험난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에 팍스넷뉴스는 정책당국, 블록체인, 금융, 학계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제도권 진입 허들을 알아보고 특금법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팍스넷뉴스 공도윤 기자] “특금법 시행이 허들이 될 수 있으나, 융합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석빈 서강대학교 교수(사진)는 특금법 시행과 관련해 “당장은 블록체인 업계가 사업을 영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특금법 시행과 관련해 규제의 내용이나 인프라·시스템 구축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따져보면 스타트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박수용 서강대 교수가 센터장으로 있는 지능형 블록체인연구센터의 산학협력 교수로 블록체인법학회 사무국장, 오픈블록체인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IBM, 오라클과 같은 글로벌 IT기업과 벤처기업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개발자 출신 IT 전문가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과 비즈니스의 접점을 찾고 있다.


윤 교수는 “특금법 통과로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에 들어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면서도 “특금법 시행령에 맞춰 AML(자금세탁방지)시스템을 구축하면서도 엔터프라이즈 마켓 진입에 대비해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고 수익을 쌓는데 있어 ‘블록체인 기술’만으로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금법 시행을 전후로 상당수의 기업이 M&A와 폐업 등으로 사라지고 일부 경쟁력과 자본력을 갖춘 메이저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제도권 진입 초기 스타트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좋은 투자자를 만나야 하는데, 이마저도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윤 교수는 이러한 상황은 블록체인 스타트업만의 고민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살아남은 혁신 기업 대부분이 고유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수많은 허들을 넘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블록체인 기술 하나만으로는 매출을 내기 힘들다”며 “사용자들이 실질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면 기업 간 융합, 기술 간 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엔터프라이즈 마켓 역시 AI와 블록체인 기술 간의 융합이 눈에 띈다. 블록체인 기업들 역시 메인넷 완성 후 상용화를 위해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과의 융합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혁신기업이라 할 수 있는 구글, 아마존, MS, IBM 등의 회사역시 수많은 데이터를 생성·보유하고 의미있는 정보를 산출하는데 블록체인과 AI를 활용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시스템 참여자 전체가 합의한 데이터를 공유하는 기술로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더해지면 빅데이터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마이데이터 산업 육성을 통해 데이터 거래 플랫폼과 사업자들이 늘고 있는데,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은 개인 소유권과 데이터 제어에 투명성과 신뢰성을 보완할 수 있고 여기에 AI를 융합하면 편리성과 기능이 향상된다. 데이터 시대에 블록체인은 마이데이터와 빅테이터 활용 시너지를 높이고 디지털(가상자산) 플랫폼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학계 역시 블록체인 업계를 기술적인 측면에서 봐왔으나 이제는 융합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AI, 클라우드 기술 융합과 함께 개인 정보가 스마트 체인에 들어가고, 가상자산을 이용한 결제 등이 페이먼트 마켓으로 연결될 것이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본격적인 데이터 거래가 이뤄지면 블록체인 기술로 한단계 발전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역으로 윤 교수는 최근 흐름을 보면 삼성, LG, SK 등의 대기업이 블록체인 시장에 뛰어든다고 볼 수 있으나 이들 기업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프라와 기술에 블록체인을 융합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하려는 시도에서 블록체인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진입효과나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윤 교수는 기술간 융합과 함께 고유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기업간 융합’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카카오가 클레이튼을 통해 생태계를 만들고, 네이버도 일본법인 ‘라인’을 통해 동남아시아로의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의 리브라 연학처럼 리눅스 재단의 하이퍼레저 외 알쓰리(R3), 리플(Ripple), 이더리움(Ethereum) 등 프라이빗 블록체인 솔루션도 서로간 합병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상당수의 블록체인 기업은 SI 제공 수준으로 블록체인이라는 인프라에 실질적인 비즈니스 서비스를 얹어 매출을 일으키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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