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CJ제일제당이 쉬완스컴퍼니에 이은 대형 인수합병(M&A), 이른바 빅딜에 다시 나설지 주목된다. 재무건전성 회복에 일정부분 성과를 거둔 가운데 그룹 비전달성에 발맞춘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8일 CJ 내부 관계자는 “현재는 그룹 내 전반적인 분위기가 수익성 확보와 재무건전성에 방점이 찍혀있다”면서도 “사업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M&A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장 예년처럼 공격적 M&A 행보를 보이기에는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CJ제일제당의 경우 (재무건전성 관련)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M&A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입장은 최근 CJ제일제당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중국 뉴센츄리바이오케미칼 등이 보유하고 있는 후난 유텔의 지분 80%를 약 350억원에 인수했다. 유텔은 효소 생산 전문기업이다. CJ제일제당은 유텔 인수로 바이오사업에 대한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 인수합병이 주목받는 이유는 발표 시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이번 인수 사실은 약 6개월후인 지난 올 3월에서야 공개됐다. 지난해 10월 인수 당시 재무건정성이 악화돼 있던데다 ‘비상경영체제’ 전환과 함께 자산매각 등이 긴급하게 추진되던 때였다보니 인수 사실 공개가 부담이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2015년 4조9755억원에서 2018년 7조2679억원, 지난해 3분기 9조4000억원 수준까지 폭증한 바 있다. 그간 광폭 M&A는 물론 공장증설 등 시설투자로 인한 결과였다.

그러다 지난해 4분기부터 CJ인재원 건물 매각, 가양동 부지 매각, 공장 자산유동화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빚 상환에 나서면서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6조7565억원으로 축소됐다. 유휴자산 매각으로 인해 순차입금에 대한 추가 감소도 예상된다.

이에 CJ제일제당의 유텔 인수 사실 공개가 시기적으로 재무건전성에 대한 급한 불을 껐다는 판단속에서 기존 M&A에 대한 의지를 다시 드러낸 꼴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해당 M&A 결과가 3월에 공개되면서 두 가지 이득을 챙긴 셈”이라며 “지난해 10월에 공개됐으면 여론상 무리수라는 지적을 받았겠지만 반년 후에 공개되면서 사업역량 강화에 대한 의지 또한 꺾이지 않았다는 평가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주창한 그룹 비전 ‘월드베스트 CJ’에 대한 채비를 다시 해야할 때라는 관측도 CJ제일제당의 추가 M&A를 부채질 하고 있다. 월드베스트 CJ는 오는 2030년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CJ그룹의 비전이다. 핵심 계열사중 하나인 CJ제일제당 입장에서도 이에 발맞춰 사업역량강화를 재추진해야한다는 얘기다. 

현재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8969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7.7% 증가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19.7%증가한 22조3525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연매출액 20조원을 돌파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CJ제일제당이 미국 쉬완스 건처럼 대형 M&A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선 CJ 내부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추가적인 M&A계획은 현재 나온 게 없다”면서도 “사업역량강화를 위해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