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일본 롯데 지키려면 신동주 손잡아야"
신 회장 외부 알려진 것과 달리 일본 경영진과 사이 안좋아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8일 16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호정 기자] 신격호 명예회장이 영면에 들어간 지 100일이던 지난달 28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에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당시 재계에선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과 관계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판단했기에 또다시 무모한 도전에 나섰단 반응이 나왔다. 이번 역시 신 전 부회장이 앞서 5차례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할 것으로 내다봐서다.(관련기사: 신동주 “日롯데홀딩스, 신동빈 해임하라”)


다만 신 회장이 이러한 상황에 만족해선 안 된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한‧일 롯데그룹의 확고한 1인자로 올라서기 위해선 신 전 부회장과 힘을 합쳐야 한다 것이 중론이다. 일본 경영진이 표면적으로는 신 회장에게 이사직을 내주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 흔적을 지우기 위해 신 회장을 몰아낼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것이 이유에서다.


2017년 10월 롯데지주 공식 출범식 자리에서 신동빈 회장은 기업이미지(CI) 깃발을 흔들며 활짝 웃어 보였다. 지주사 설립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과 3년 넘게 끌어왔던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음을 알린 동시에 일본기업이란 주홍글씨를 지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단 사실에 고무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설립으로 명실상부 한국 롯데그룹의 주인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확실한 1인자로 보기엔 애매한 구석이 남아 있다. 지배구조상 롯데지주 윗단에 호텔롯데가 위치해 있는데, 일본 롯데그룹이 이 회사 지분을 99.28% 보유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고, L1~12 투자회사 등 일본 관계자들이 80.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0.72%는 호텔롯데(0.17%)와 부산롯데호텔(0.55%)이 가지고 있다. 즉 지주사 설립에도 불구, 한국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사업부문’으로 이어지는 불안한 지배구조가 구축돼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동빈 회장도 틈 날 때마다 일본으로 건너가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유가증권시장에 호텔롯데를 상장시키기 위해 연초부터 잰걸음을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호텔롯데가 상장되면 일본 주주들의 지배력을 낮출 수 있고, 향후 롯데지주에 합병시키면 지배구조 개선으로 신 회장은 보다 공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호텔롯데 상장 후에도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진과 현재와 같은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밝혔던 것과 마찬가지로 재계에서도 신 회장과 일본 경영진의 사이가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썩 좋지 않단 이야기가 나와서다. 때문에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을 밀어내기보단 조력자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일각의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신 회장이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우호세력을 모두 포함해도 일본 경영진에 비해 턱없이 낮아서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28.1%)다. 이어 종업원지주회 27.8%, 임원지주회6%, 미도리상사 등 관계사 13.9%, 신동빈 회장과 그의 우호세력이 11.9%, 의결권 없는 지분 10.7%를 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다.


이중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는 물론 관계사 모두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가와이 가쓰미 부사장, 고초 에이치 전무, 고바야시 마사모토 CFO 등 일본 경영진이 장악하고 있다. 신 회장이 일본 경영진을 견제하고 롯데홀딩스에 지속적으로 입김을 발휘하기 위해선 광윤사 지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도 “일본 롯데 경영진이 자칫 딴 마음을 품게 되면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과 벌이고 있는 ‘골육상쟁’보다 더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며 “신 회장이 일본 경영진을 견제하고, 한·일 롯데그룹 모두에서 확실한 1인자로 올라서긴 위해선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 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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