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프리즘
삼성이 평판 관리를 잘했더라면…
"관리 범위나 조회 대상, 생각보다 넓어"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대국민 연극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어떤 형태로든 삼성이 변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수장이 사과하기에 앞서 삼성이 지배구조와 의사결정구조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가져갔다면, 삼성전자 등의 주가가 지금보다는 두 배 이상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한 ‘큰 손’들이 '마케팅 머신'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이 앞으로 평판 관리를 어떻게 해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미국에서는 기업이 평판 관리자(reputaion manager)를 채용하거나 기업의 평판 관리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매니지먼트사가 있다. 가까운 홍콩만 하더라도 수백 개의 평판 조회업무를 담당하는 리서치 회사가 존재한다.


우리나라 기업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점점 더 평판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관련 업무를 전문화시키고 있지만, 대기업조차 홍보나 IR 담당자가 관련 업무를 겸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무도 부정적인 검색 결과가 노출되지 않도록 웹사이트나 인플루언서를 관리하는 정도에 그친다.


중소기업은 평판 관리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아니 의식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비용 문제도 있지만 평판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평판 관리는 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 부지불식간에 부정적인 평판이 거래나 투자를 무산시킨다. 명동 기업자금시장 참가자들은 다른 기업이나 투자자가 갑자기 확실치 않은 이유로 거래나 투자 의사를 철회할 경우 해당 기업은 자신의 평판을 체크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평판 관리 범위는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기업의 기술력, 마케팅 능력, 소송이나 행정제재, 언론 보도, 탈세 및 세금 체납, 정치권과의 관계 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여기에 오너나 대표이사의 경영능력, 과거 이력은 물론 사생활 관련 루머도 포함된다.


평판 조회 대상도 상당히 넓다. 해당 기업 임직원은 물론이고 거래처, 경쟁업체, 언론사 등도 정보 수집 대상이다. 심지어 기업이 입주해 있는 건물의 경비원, 청소용역직원, 주변 음식점·카페 주인이나 아르바이트생까지 취재한다.


명동시장의 한 참가자는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대형 개발사업 참여 기업에 대한 평판 의뢰를 받은 적 있는데 해당 기업의 CEO가 임직원은 물론이고 모든 주변인에게 폭언을 자주한다는 정보를 수집해 전달했고, 결국 해당 기업은 투자를 받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이 참가자는 “탈세 혐의로 기소됐던 부분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평판도 일조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참가자는 “외국 기업이나 투자자는 우리나라에 투자할 때 현지의 평가를 중시한다”며 “삼성이 커지는 덩치만큼 평판 관리에도 신경 썼다면 세계에서 가장 가치를 지닌 기업이 됐을 것”으로 진단했다.


※ 어음할인율은 명동 기업자금시장에서 형성된 금리입니다. 기업에서 어음을 발행하지 않거나 거래되지 않아도 매출채권 등의 평가로 할인율이 정해집니다. 기타 개별기업의 할인율은 중앙인터빌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공=중앙인터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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