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코로나19에도 '승진잔치'..역피라미드 심화
"신규사업 위한 조직개편"···과도한 역피라미드 우려 고조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3일 09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이 정기 인사에서 40여명에 달하는 대대적인 승진 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증권가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이미 상위직급 비율이 금융 공공기관 중 가장 높은 기관으로 꼽혀왔다. 코로나19로 사회전반이 긴축모드에 들어간 가운데 대규모 승진 잔치를 벌였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각은 곱지않다. 일각에서는 이번 승진으로 '역피라미드' 구도가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11일 정기인사에서 임원급인 본부장급 3명을 포함해 부장급 12명, 팀장급 24명의 승진을 발표했다.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부장급 2명과 팀장급 5명이 승진한 것에 비해 승진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업계에서도 이번 승진인사 규모에 대해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이번인사는 조직개편과 신규 사업 추진 등으로 조직개편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있어 부장급 인력이 일반직으로 내려오게 돼 새로 보직을 맡게 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개편이 실시되면서 새로운 본부가 만들어진 영향도 있었다.


문제는 예탁결제원 내부에서 '직원 고령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선임된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취임 직후 '임직원 고령화로 인한 시중은행 수준의 희망퇴직 허용'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반발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예탁원은 임금피크제와 직책정년제 등을 적용하고 있어 다른 금융 기관에 비해 장기 근속중인 직원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의 경우 23명이 임금피크제(만 57세부터)를 적용받았다. 당시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비율이 4%에 불과했지만 2년뒤인 2022년에는 12%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예탁결제원은 공공기관 3급 이상인 상위직급비율이 50%에 달해 감사원과 국정감사 등에서 꾸준한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3급인 팀장급을 24명이나 늘렸다는 점에서 정부의 상위직급비율 완화 지적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셈이다. 


신규 채용을 늘려 비율을 낮출 수 있지만 아직까진 역부족이다. 지난해 예탁결제원은 사회적 배려계층을 포함해 50명을 신규 채용했다. 일반부문(법·경영·경제) 26명, 전산부문 14명, 고졸직원 3명,사회적 배려대상인 보훈대상자 4명, 장애인 3명 등으로 구성됐다. 2018년 43명보다 늘었지만 전체 직원 비율을 감안할 때 상위직급비율을 확연히 낮추는데는 한계가 있다. 올해 채용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물론 예탁결제원의 상위직급비율이 높다는 점이 기관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수년간의 경험과 지식을 갖춘 전문인력을 통해 안정적인 증권시장 지원 등의 업무가 이뤄질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정부 시책에 따른 임금피크제와 직책정년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무리하게 상위직급 비율을 높였다고 비난할 수도 없다. 다만 증권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조직 고령화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예탁결제원의 승진 인사가 '나홀로' 인사로 비춰지지 않겠냐는 우려는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보다 무리한 규모로 승진인사를 낼 경우 임금 부담이 커지고 실무자대신 관리자 비중이 큰 역피라미드형 조직이 구성될 수 밖없어 조직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자칫 추후 간부급 인사 배치를 위해 불필요한 부서나 본부를 구성하는 등 비효율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탁원 직원의 평균 근속기간은 16년이 넘어서면서 지난해 1인당 평균급여수준은 1억 1000만원선을 훌쩍 넘겼다. 특히 근속연수가 18년을 넘어선 남직원 평균연봉은 1억 1944만원대에 달해 증권사 평균 임금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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