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토건, 애지중지 ‘브레인시티’ 왜 넘겼을까
6000억원 대여·연대보증·담보제공…평택시에 경영권 넘겨, 종속기업서 제외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4일 11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박지윤 기자] 중흥토건이 수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브레인시티 복합산업단지 2단계 개발사업'을 맡은 특수목적회사를 종속기업에서 제외해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사는 중흥토건을 비롯해 계열사들이 지분 68%를 보유해 최대주주이지만 최근 경영권을 평택도시공사에 넘겼다. 중흥건설그룹이 개발사업의 주도권을 다른 회사에게 넘긴 것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기 어려울 정도로 보기 드문 일이다. 


경기 평택 도일동 브레인시티 산업단지 개발사업 예상 조감도. <사진출처=평택도시공사>


◆브레인시티PFV에 자금지원·연대보증·담보제공


브레인시티 복합산업단지 개발사업은 주한 미군기지 이전으로 경기 평택 도일동 483만㎡에 산업단지(146만㎡)와 주거시설(336만㎡)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 규모는 1단계 6954억원, 2단계 1조6000억원 총 2조3000억원으로 대형 프로젝트다. 평택도시공사가 산업시설 용지를 개발하는 1단계 사업과 사업주체인 브레인시티PFV가 1만8000여가구 주거시설과 지원시설을 개발하는 2단계 사업으로 이뤄졌다.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10년 이상 사업이 지연됐다. 지난 2010년 경기도로부터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4년 뒤 산업단지계획 승인 및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처분을 받았다. 토지보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는 동시에 자금조달 계획에도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후 2016년 경기도가 산업단지 지정 해제 처분을 철회하면서 사업이 다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기존에 사업을 추진하던 개발법인(브레인시티개발㈜)도 교체했다. 중흥토건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2017년 평택도시공사와 공동출자를 통해 브레인시티PFV를 설립하면서 부터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은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소유권 이전, 보상금 지급 절차를 거쳐 사업 개시 10여년 만인 지난해 7월 2단계 부지조성 공사에 착수했다. 현재 공정률은 7.5%로 지장물 철거, 문화재 조사 등을 진행하는 단계다. 오는 2023년 7월 완공이 목표다.


중흥토건은 브레인시티PFV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우선 계열사들과 함께 자본금 50억원 규모인 브레인시티PFV에 주주로 참여했다. 총 지분율이 68%(중흥토건 42%, 세종이엔지 13%, 청원건설산업 13%)에 달한다. 평택도시공사 지분율(3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2018년에는 중흥토건의 자체 자금으로만 6092억원의 후순위 대여금을 브레인시티PFV에 지급했다. 이자율도 연 4.6%로 당시 장기차입금 중 가장 선순위 대출인 국민은행, 광주은행이 제공한 2000억원의 PF대출(연 4.5%)보다 10bp 높은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중흥토건이 중흥건설그룹 계열사들에게 빌린 9943억원을 브레인시티PFV로 넘기는 채권채무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중흥토건이 중흥건설산업, 중흥에스클래스 등에게 상환해야 할 의무(9943억원)를 브레인시티PFV로 넘긴 것이다. 이자율은 연 4.6%로 동일한 조건이다. 중흥토건이 브레인시티PFV에게 받아야 할 자금(6092억원)을 감안하면 4000억원 가까운 채무를 이전시킨 셈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 기준 브레인시티PFV의 장기차입금 및 장기미지급비용은 총 1조2295억원으로 전년(9529억원) 대비 2766억원 증가했다. 사업 운영을 위해 빌려온 장기차입금 4000억원에 대한 연대보증도 중흥토건과 중흥건설로부터 제공받았다. 여기에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의 계열사가 시공하는 사업장 수익에 대한 최고 500억원의 채권도 담보로 받았다.


분양대금이 전혀 유입되지 않았고 프로젝트 회사 특성 상 사업 초기 단계에는 토지 매입과 인건비 등으로 비용만 지출하기 때문에 브레인시티PFV 자산의 대부분은 부채로 이뤄져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1조3794억원의 자산 중 부채는 1조3757억원으로 99.7%를 차지한다. 회사를 설립한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2017년 2억원, 2018년 7억원, 지난해 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12월 평택도시공사가 경영권 접수


특이한 점은 브레인시티PFV가 중흥토건의 종속 기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흥토건이 계열사를 동원해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다 과반(68%)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중흥토건은 브레인시티PFV를 종속기업에서 제외시킨 것에 대해 이사회 구성원의 임명권이 제한됐다는 점을 들었다. 브레인시티PFV를 설립한 2017년 9월까지만 해도 평택도시공사와 중흥건설그룹이 경영권을 나눠갖는 형태였다. 당시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중흥건설그룹 소속 직원(송귀범, 김홍열)이 2명, 평택도시공사측 직원(오성환, 고기훈)이 2명으로 동일했다.


한달 뒤인 2017년 10월 브레인시티PFV는 이사회의 사내이사 수를 5명으로 늘렸고 여기에 평택도시공사측 인사(박상규)가 들어갔다. 이후 현재까지 중흥건설그룹측 2명, 평택도시공사측 3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사내이사진은 김수우 전 평택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과 고기훈 평택도시공사 사업기획처장, 최대흥 평택도시공사 건설사업처장, 박해준 중흥건설그룹 계열사 본부장, 송귀범 중흥건설 토목부 팀장 등이다. 평택시와 평택도시공사측 인사가 3명으로 이들이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지분 68%를 보유한 중흥건설그룹은 브레인시티PFV의 이사회 구성이 바뀐 것과 동시에 브레인시티PFV를 종속회사 명단에서 지워버렸다.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중흥토건 관계자는 "브레인시티PFV를 종속기업에서 제외한 이유는 상법에 따른 결과"라며 "브레인시티PFV는 공공특수목적법인(SPC)이기 때문에 상위법에 따라 공공출자자인 평택도시공사가 30% 이상의 지분을 가지는 동시에 절반 이상의 이사회 의결권을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흥토건이 가지고 있는 지분이 평택도시공사보다 많아도 브레인시티PFV 사내이사 수를 임의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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