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두산중공업
채권단, 두산인프라 "팔아라" vs 오너家 "못내놔"
두산, 1분기 중간배당 "없던 일로"..주가 급락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5일 10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두산그룹 오너가(家)와 KDB산업은행 등이 속한 채권단 사이에 팽팽한 신경기류가 흐르고 있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에 두산중공업 알짜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도 포함시킬 것을 최근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향후 결론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두산은 올해 1분기 중간배당 계획도 철회했다. 두산은 2018년 1분기부터 매 분기 중간배당을 진행해왔다. 연말배당과 별도로 오너가를 포함한 주주들에게 주당 1300원씩을 매 분기 배당해왔다. 오너가가 채권단 눈총에 따라 중간배당 철회를 발표하면서 이날 두산 주가는 큰폭 후퇴하고 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달 27일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대가로 약속한 최종 자구안을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그룹 자산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3조원 이상의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두산이 제출한 안을 바탕으로 2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실탄 지원을 결정했다.


향후 두산그룹 자구안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지표는 자산매각이 될 전망이다. 현재 두산그룹은 두산건설, 두산솔루스, 두산메카텍, 두산퓨어셀 등 계열사와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골프장 클럽모우 등 부동산 매각을 동시에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통해 최대한 현금을 끌어 모아 채권단에게 빌린 자금을 신속히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3조원의 현금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매각가치가 높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정리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산그룹이 매각을 추진하는 자산 상당부분이 이미 담보로 제공되어 있어 매각이 된다 하더라도 현금 유입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가운데 36.27%를 가지고 있다. 현 주가에 보유지분을 대입하면 보유지분 가치는 약 3600억원 내외 수준으로 책정된다. 통상적으로 기업 매각은 각 사업부의 현금창출능력에 동종업계의 기업가치를 반영해 책정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매각금액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한 후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다시 사들여 ‘㈜두산→두산중공업→두산밥캣’의 그룹 지배구조로 가져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건설기계부문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두산밥캣의 수익이 두산중공업으로 바로 연결되면 전반적인 그룹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51.05% 가운데 상당부분은 담보대출로 잡혀있으나 이는 두산중공업이 다시 인수할 때 자연스럽게 이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두산그룹 오너 입장에서 알짜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결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내연기관, 각종 건설기계, 운송장비, 엔진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그동안 중공업 위주의 그룹사업을 떠받쳐 온 핵심계열사다.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할 경우 당분간 수익 하락과 사업영역 축소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두산 측은 대규모 자산매각 과정에서도 두산인프라코어는 손에 꼭 쥐고 가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두산그룹이 보유한 자산 가운데 매각가치가 있는 것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과 두산메카텍 지분 정도로 평가된다”면서도 “하지만 그룹내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적 중요도를 감안할 때 매각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그룹의 자구안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다음 주 채권단에 결과를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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