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농심이 올 1분기 ‘코로나19 특수’를 맞으면서 수직계열화 관계에 있는 그룹사 또한 적잖은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개별기준 농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7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5.9% 급증했다. 순이익 또한 전년보다 66.4% 크게 늘어난 39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553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5.1% 늘었다.
실적향상 배경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 덕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홈밥족이 늘었고 그간 공들여 온 해외시장에서의 인지도 제고 활동이 더해지면서 라면판매가 확대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전통 채널이었던 오프라인 판매처 등에 대한 판촉비용 일부가 줄어드는 효과를 본 것도 영업이익이 급증한 배경으로 꼽힌다.
농심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내면서 농심에 의존하는 그룹사의 수익성도 개선세를 타고 있다. 농심이 올 들어 그룹사로부터 원재료 등을 매입하는 데 들인 비용이 전년 동기대비 18.1% 늘어난 까닭이다.
포장재회사 율촌화학은 농심으로부터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율촌화학의 올 1분기 농심 상대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73억원 증가한 486억원을 기록했다. 율촌화학은 매출 확대를 발판삼아 올 1분기에 6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대비 58.6% 급증한 액수다.
스프제조사 태경농산도 적잖이 재미를 봤다. 올 1분기 태경농산의 농심향 매출은 593억원에 달했다. 농심의 라면매출이 크게 늘어난 만큼 핵심 원재료인 스프 매입량이 급증한 것이다. 영업환경 호조에 힘입어 태경농산은 올 1분기 전년 동기대비 32.4% 증가한 3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태경농산과 율촌화학이 호실적을 내면서 재계에서는 농심 오너일가들이 이들 회사로부터 적잖은 배당수익을 올리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인다.
농심홀딩스의 100% 자회사 태경농산은 지난해 농심 등에 스프를 납품하면서 총 매출(3485억원) 가운데 56.7%(1974억원)를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를 통해 태경농산은 지난해 74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이중 84.2%를 지주사에 배당으로 지급했다.
율촌화학도 태경농산과 큰 차이가 없었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농심 등에 포장재 등을 공급해 18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총 매출의 38.6%에 해당하는 액수다. 율촌화학은 이후 결산배당 명목으로 최대 주주인 농심홀딩스와 신춘호 농심 회장, 신동윤 부회장, 김낙양 여사 등에게 배당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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