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유 투자 점검
SK '무자원 산유국'의 꿈, 살얼음판
① 이노베이션·E&S 등 셰일산업 투자…실적 하락에 대규모 손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와 산유국간의 석유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북미 셰일가스 산업이 '연쇄 파산' 위기에 처했다. 2014년을 전후로 우리나라에서도 북미 셰일사업 투자 붐이 일었던 터라 국내 기업들도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팍스넷뉴스는 셰일사업을 비롯한 미국 원유 사업에 투자한 국내 기업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진단해보고자 한다.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북미 셰일사업이 최악의 업황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대표 기업 SK그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나오는 북미 셰일 산업에서 SK그룹이 그 동안 쌓은 석유개발 노하우와 그룹 자금력을 동원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SK는 셰일사업의 중심인 북미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운 국내 대표 업체다. 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꿈꿨던 '무자원 산유국'의 뜻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셰일사업으로 확대시키면서 시작됐다. 故 최종현 회장은 2차 석유파동을 거치며 자체적으로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에서 1982년 자원 기획실을 설치하고 석유개발 사업을 본격화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 의지를 이어 받아 전 세계 각지의 광구에 투자하면서 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2014년에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셰일사업에 뛰어들면서 석유개발 사업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3781억원을 투자해 오클라호마 소재 그랜트·가필드 카운티 생산광구 지분 75%와 텍사스 소재 크레인 카운티 생산광구 지분 50%를 인수했다. 2018년에는 미국 롱펠로 에너지가 갖고 있던 광구를 인수하면서 셰일 사업을 확장해, 북미에서만 서울 면적 크기의 대규모 광구를 운영하는 업체로 거듭났다. 사업은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 현지법인(SK E&P America Inc)의 자회사인 SK플리머스(그랜트·가필드 카운티, 크레인 카운티), SK네마하(퍼미안 광구)가 각각 맡고 있다.


SK E&S도 셰일가스 사업에 투자한 SK 계열사 중 하나다. 2014년 미국 에너지 기업인 콘티넨탈리소스와 손잡고 셰일가스를 공동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이 가스전은 오클라호마주 북동부에 위치한 우드포드 셰일 가스전으로, 약 7600만톤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예상치 못 한 저유가라는 걸림돌을 만나면서 어려워졌다.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셰일가스 채굴 원가가 약 45달러까지 하락했는데, 동시에 국제 유가가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자 셰일 기업의 위험이 속속 커졌다. 이 와중에 등장한 코로나19 악재와 산유국간 증산 경쟁마저 치명타를 안겼다. 업계에서는 상당수의 현지 셰일업체들이 유동성 위기로 올해 안에 줄도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SK E&P, SK E&S의 미국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2018년 9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SK네마하는 2019년 무려 245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1년 만에 인수 당시와 비교해 지분 평가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해 손상차손을 반영한 영향이다. SK플리머스의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593억원에 달했다. SK E&S가 투자한 콘티넨탈리소스도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이달 석유 생산량의 70%의 생산을 중단했다.


SK그룹의 셰일사업의 운명은 유가 반등 여부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다만 업황 반등에 앞서 SK이노베이션이 미리 자구책을 마련해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석유개발 부문이 최태원 회장과 선대회장이 간절히 원했던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위기의 순간이 오더라도 SK그룹의 자금력이 동원될 가능성은 충분하다"이라며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쌓은 석유개발 노하우 역시 최악의 업황을 견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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