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한국미니스톱이 일본 본사와 포스(POS)기 매출의 0.4%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10년 연장했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미니스톱 입장에서는 로열티지급 부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18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일본미니스톱은 한국미니스톱과 ‘기술원조계약’을 갱신했다. 본사가 한국 내 편의점 사업전개에 관한 기술을 지원하고 한국미니스톱은 그 대가로 포스기 매출의 0.4%를 일본에 지급하는 것이다. 양사간 기술원조계약은 1990년 6월 12일 처음 체결한 이후 같은 조건으로 갱신하고 있다. 이번 계약의 만료일은 2029년 말이다.
한국미니스톱의 로열티 부담 정도는 편의점 업계 내에서 높은 축에 속한다. 한국미니스톱은 포스기 매출의 0.4%를 로열티 명목으로 본사에 지급하는데 순매출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이 수치가 0.48%까지 올라간다. 이는 순매출의 0.6%를 세븐일레븐에 지불하고 있는 코리아세븐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업계는 이번 연장계약이 한국미니스톱의 수익성 악화에 한몫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미니스톱이 매출 규모는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터라 로열티 지급부담이 예년보다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회계기준 2019년(2018년 3월~2019년 2월) 한국미니스톱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1.8% 급감한 2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매출은 1조1271억원으로 전년대비 3.2% 감소하는 데 그쳤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미니스톱이 일본 본사에 지급한 로열티는 54억원으로 2018년(56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올해는 한국미니스톱이 로열티를 지급하다 영업적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이 지속되는 데다 편의점업계도 코로나19로 적잖은 타격을 받은 만큼 실적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실제 코리아세븐은 올 1분기 영업손실 8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BGF리테일의 영업이익은 185억원으로 전년대비 29.8% 감소했다.
한국미니스톱 관계자는 “본사와의 계약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짧게 말했다.
업계에서는 일본미니스톱이 자회사 중 유독 한국미니스톱으로부터만 로열티를 과도하게 받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보인다. 중국·베트남·필리핀법인은 본사와 ‘매출총이익의 일정부분’을 로열티로 내고 있다. 매출총이익이 나오지 않을 시에는 로열티 지급을 면제하는 셈이다. 이와 달리 한국미니스톱은 적자 여부와 관계 없이 매출이 발생하면 무조건 일본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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