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ETN 투자 규제, 시장 효과는
LP 증권사·대형자산운용사 타격 예상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펀드에 대한 투자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금융투자업계에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로 ETP(ETF(상장지수펀드)·ETN(상장지수채권) 지칭) 시장이 위축되고 해외로 투자가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TP를 운용, 판매했던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9월부터 레버리지나 인버스 레버리지 등 고위험 ETF와 ETN에 투자할 때 예탁금 1000만원을 증권계좌에 넣어두고 투자를 위해서는 사전교육도 필수 이수토록 했다. 증권사는 투자자 보호가 필요한 긴급한 상황에서 ETN을 즉시 추가 발행하거나, 조기 청산할 수 있게 된다.


규제책 배경은 최근 개인투자자들 중심으로 원유 관련 파생상품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통물량이 부족했고 유가지표가격보다 ETN 가격이 더 비싸지면서 ‘괴리율’은 커졌고 시장내 불안은 확대됐다.


지난달에는 WTI원유선물가격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이와 연개된 ETN과 ETF 투자손실 확대 우려가 높아지며 매매거래 정지와 단일가 매매조치는 물론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위험' 등급의 소비자 경보도 발령됐다. 


우여곡절끝에 당국이 방지책을 내놨지만 업계는 오히려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자칫 시장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ETF·ETN등은 소액으로 간접 투자를 가능하도록 한 상품인데 과도하게 레버리지 수요를 억제하면서 전체 수요도 동반 감소할 것이란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해외시장으로 우회해 레버리지 ETF·ETN에 투자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레버리지 ETF, ETN 상품을 운용해온 대형 운용사와 판매사인 증권사들의 수익 하락도 우려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의 ETF 설정규모(20일 기준)를 보면 삼성자산운용이 가장 많은 ETF를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은 주식, 채권, 파생형, 부동산 등 ETF에서 총 25조104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10조 5704억원의 설정액을 보유하며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을 운용중이다. ETF는 운용사가 유동성을 공급해줘야 해 자본력이 충분한 운용사만이 참여할 수 있는 리그다. 다만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한 나머지 대형 자산운용사도 ETF 운용 규모는 크지 않다. KB자산운용이 3조3271억원,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이 1조8245억원, 한화자산운용이 1조6644억원을 설정하고 있다.


최근까지 ETF 운용 규모가 큰 대형 운용사들은 증시 반등속에 ETF 매매가 급격히 늘어나며 톡톡히 수익을 올려왔다. 하지만 이번 규제로 전체 설정액이 줄어들 경우 주요 대형 운용사의 수수료 수익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동성 공급자(LP)로써 역할을 해온 증권사들의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정 ETF나 ETN에 수요가 몰리면 해당 상품은 일시적으로 웃돈에 거래가 되는데 이때 ‘가격 괴리’가 생긴다. 유통사인 증권사는 자산운용사에 신규 ETF·ETN 설정을 청구해 시장에 풀게 되면 가격 괴리 상황은 해소될 수 있다. 증권사가 이를 추가 상장하는 것이 괴리율 안정책으로 꼽힌다.


최근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상품은 대부분 원유관련 ETN 상품이었다. 가장 거래량이 많은 ETN을 운용한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으로 꼽힌다. 두 회사는 지난달 원유 ETN에 발행 수요가 지나치게 몰리자 발행한도를 각각 4조원과 2조원으로 늘리는 일괄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20일 기준 ETN 거래량 순위


당초 신한금융투자의 ‘신한WIT원유 선물’, ‘신한 인버스2XWTI원유 선물’ 등은 거래량 상위를 차지하면서 가격 괴리율이 커졌다. 신한금투 물량으로는 가격조정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자 투자자들은 삼성레버리지ETN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추가 상장분까지 금새 소진시켰다.


이후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의 레버리지 ETN에도 매수세가 붙었다. 증권사의 물량이 소진되면 투자자들의 수급만으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괴리율이 커진다.


증권사들은 유례없는 매수세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레버리지 규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평균 거래량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수요로 수요예측이 불가능했다”며 “원유 ETN 가격 괴리 사태로 전체 시장에 규제가 시행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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