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브라질 CSP 공사대금 499억 대손충당
②남은 공사대금 2237억 회수 가능성도 미지수…CSP는 3년간 1.6조 손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15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 구제 신청(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 이벤트가 발행할 때마다 국내 건설업계는 유동성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0년간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업을 재정비했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후폭풍으로 또 다시 건설업계는 위기를 겪고 있다. 중소형사부터 대형사까지 너나할 것 없다. 특히 과거와 다르게 실물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다고 알려진 단순 시공만 하는 건설사조차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영세한 시행사가 즐비한 국내 시장의 특수성 탓에 건설사들이 PF 지급보증을 서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이 삐걱대는 순간, 시행사가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고스란히 시공사로 전이되는 구조다. 팍스넷뉴스는 국내 건설사들의 유동성과 우발채무, 차입구조 등 각종 리스크를 점검해봤다.


[팍스넷뉴스 김진후 기자] 포스코건설이 브라질 CSP제철소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CSP가 준공한지 4년이 지났지만 3년 연속 영업손실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주요 주주들이 긴급자급수혈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말까지 총 3120억원을 회수하는 약정을 체결했지만 현재 상태로는 회수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건설의 실적과 재무상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브라질 CSP(뻬셍제철회사)는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각각 전체 지분의 20%, 30%를 출자하고 브라질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발리가 50%를 출자해 설립한 제철소다. 포스코건설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POSCO E&C Brazil’ 현지법인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았다. 공사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했다.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해외 단일 제철플랜트 사업 중 사상 최대 규모(총 5조원 중 도급금액 3조5000억원)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CSP 사업은 거대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았지만 2015~2016년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시공부문 프로젝트의 총계약원가 추정 오류가 발견됐다. 잦은 설계 변경과 브라질 정부의 무리한 추가공사 요구 탓에 영업손실도 무려 4219억원 발생했다.


2015년 회계 처리를 조정한 결과 포스코건설의 미청구공사는 1조492억원에서 9540억원으로 951억원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해 포스코건설의 매출액도 8조9653억원에서 8조8714억원으로 939억원 감소했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263억원의 당기순이익이 825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바뀐 것이다. 해외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율 효과가 손실 규모를 다소 줄이긴 했지만 이마저 소용이 없었다. 934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면서 당기총포괄손실 504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사업인 만큼 CSP가 포스코건설에 끼친 손해가 막심했다.


문제는 향후에도 CSP가 포스코건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선 현지 노동자들의 파업과 공사자재의 통관이 지연되면서 포스코건설이 CSP로부터 받기로 약정한 공사대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계약상 완성기한인 2016년 8월을 넘었지만 당시 공정률은 여전히 90% 중후반에 머물렀다. 준공 전에도 철강 생산은 이뤄졌지만 준공정산에 따른 채권회수가 지연되면서 포스코건설에도 타격이 가해졌다.


포스코건설은 2016년부터 해당 공사대금을 유보채권으로 분류하고 준공 단계별로 회수를 계획했다. 당시 포스코건설의 유보채권은 설계·조달(EP) 부문에서 3161억원, 현지 법인이 시행한 건설(C) 부문에서 934억원으로 총 4095억원이었다. 여기에는 클레임 협상 합의금도 포함돼 있다. 


CSP제철소 준공은 두 해를 더 넘겨 2018년에서야 이뤄졌다. 준공정산에 따라 EP부문 2억4000만달러와 클레임 합의금 5200만달러는 2023년까지 분할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C부문 6000만달러와 클레임 합의금 2000만달러 등 한화 기준 911억원은 2018년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했다.


포스코건설은 2019년 초 해당 계정 2781억원 중 충당금 비중을 544억원으로 줄였다. 이 결과 대손충당금으로 잡힌 금액은 총 499억원이다. CSP로부터 받아야 할 자금 중 499억원은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미리 비용처리를 해놓은 것이다. 

포스코건설이 CSP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작년 말 기준 223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나마 CSP의 자금 사정이 나아지면서 회수 일정을 종전의 2023년에서 2020년 말까지로 3년 앞당겼다.


하지만 CSP가 포스코건설에 남은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지 여부도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누계 기준 1조6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재무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동국제강과 포스코 등 주요 주주들은 작년 3월과 7월, 올해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추가 출자를 실시해 긴급자금을 지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매출채권 회수를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회수 약정은 체결돼 있긴 하지만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악화된 CSP가 이를 지킬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작년 CSP가 유상증자와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을 통해 자금 여력을 키워 회수 일정을 단축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주요 주주들로부터 출자를 받은 만큼, 포스코건설의 공사대금 회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외부회계감사를 통해 대손충당금을 설정했지만 실제로 받지 못 하는 채권은 아니다”라며 “약정에 따라 지난해 800억원, 올해 1분기 800억원을 이미 회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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