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 첫 영구채 수요예측 ‘흥행 실패’
700억 모집에 단 110억 주문…그룹 익스포저 투심 확보에 걸림돌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11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메리츠금융지주가 처음으로 대규모 공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흥행 실패로 난항에 빠졌다. 최근 잇딴 공모채 시장 확대로 수요가 분산되며 투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메리츠금융그룹 전반의 걸쳐 자기자본대비 과중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가 발목을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전일 7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고작 110억원의 주문만을 확보했다. 발행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추가 청약 방식으로 잔여 물량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메리츠금융지주의 영구채 발행은 금리 밴드가 3.5~4.2%로 높게 제시되며 시장의 화제를 모았다. 이미 지난 4월 계열사 지원을 위해 사모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성공했던 메리츠금융지주는 공모 수요예측에서 충분한 주문을 받아 1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수요미달로 발행규모는 700억원으로 줄어들고 발행금리는 밴드 최상단인 4.2%로 확정될 예정이다. 그룹 전반에 걸친 익스포저와 자회사 지원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그룹 전반에 걸친 재무 부담이 재무지표에 나타난 것보다 높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자회사 메리츠증권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한 TRS(총수익스와프) 3400억원, 메리츠캐피탈이 발행한 회사채, 기업어음에 대한 지급보증 한도 8600억원 등의 잠재적 부담을 안고 있다. TRS 잔액은 메리츠금융지주의 자기자본 1조 1984억원의 28.4%, 보증한도 8600억원은 71.8%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설립 이후 자회사 지분투자를 지속하고 있는데, 자회사 증자로 인한 자본적정성 저하는 부담요인”이라며 “규제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주력 자회사의 자본확충 필요성은 증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부동산 시장이 급냉할 경우 당국의 PF규제와 익스포저 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만큼 지주 계열사에 대한 출자 수요는 더욱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룹 전반의 부동산PF 익스포져가 과중한 점도 메리츠금융지주의 약점으로 꼽힌다. 2015년 이후 주력 계열사의 PF대출이 급증하면서 2019년 말 기준 주력 자회사가 보유한 부동산PF 익스포저에서 회수가능한 금액을 제외한 규모(순 익스포저)는 14조2000억원 수준이다. 연결자본 대비 237%에 해당한다. 매입 확약 등을 포함한 부동산 순 익스포저는 23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룹 차원의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반면 같은 금융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는 수요예측에서 큰 흥행을 거두면서 자본 확충 규모를 키웠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총 35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7350억원의 주문을 받으면서 자본확충 규모를 5000억원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영구채 신용등급은 기업신용등급 대비 2노치(notch) 낮은 것이 일반적인데 메리츠금융지주는 A+급, 하나금융지주는 AA-급이었던 점도 성적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4월에는 사모로 1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이번 공모 영구채로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 출자총액/자본총계)을 낮출 예정이다. 작년말 메리츠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5%로 감독기관 관리 수준인 130%를 넘어서진 않았다. 다만 여타 금융지주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여전히 안정적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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