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IB전략 톺아보기
코로나19 속 빛난 국민銀 IB부문···비결은?
①우상현 CIB고객그룹 대표(전무) 인터뷰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09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금리 장기화 시대를 넘어 제로금리 일상화 시대로 접어든 요즘.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국내 은행들은 앞다퉈 투자은행(IB) 부문을 키우고 있다. 과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돈을 빌려주거나 해외 진출 기업의 외화 조달을 돕는 수준에서 벗어나 현재는 런던과 뉴욕·홍콩 등 데스크를 설치, (deal)을 직접 발굴하고 완료하는 수준에까지 도달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권 안팎의 관계자들을 놀라게 만든 딜들도 여러 건 있었다. 올해 초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딜 발굴부터 협상, 완료에 이르기까지 IB 전 과정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IB부서는 여전히 바삐 움직이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은행권 IB부문 담당자들을 만나 현재 상황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전략들을 살펴본다. 


우상현 KB국민은행 CIB고객그룹 대표(전무). <제공=KB국민은행>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IB 부문에서 성과를 올리며 은행권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는 KB국민은행. 비결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국민은행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찾을 수 있다. 


국민은행의 IB부문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사회기반시설)에 집중돼 있다. 당장 지난 12일 선순위대출 기관으로 참여한다고 밝힌 한화 7조원 규모의 인프라 사업도 캐나다 서부에 장장 667km에 달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다. 


지난해 KB금융그룹을 4년 연속 블룸버그 리그테이블 국내 1위(신디케이티드론 주선)로 이끈 사업 중 하나도, 국민은행이 따낸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이다. 사업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한다. 


이처럼 국민은행이 IB부문이 인프라에 집중하는 건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투자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팍스넷뉴스와 만난 우상현 국민은행 CIB고객그룹 대표(전무·사진)는 "우리는 안전한 SOC사업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며 "항상성(恒常性) 있는 성장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에는 늘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에 '과유불급'이라는 자세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 대표는 IB 부문에서 20년 넘게 경력을 쌓은,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IB 전문가다. 1989년 한국장기신용은행에 입행해 기업금융 업무를 시작한 그는 한국장기신용은행과 국민은행이 합병한 뒤 국민은행에서 투자금융부장과 구조화금융부장, IB사업본부장 등 IB 관련 부서를 두루 거치며 명성을 쌓았다. 현재 KB금융지주 IB총괄과 KB증권 IB부문장을 겸하고 있다. 


우 대표에 따르면, 국민은행 투자 포트폴리오의 절반가량이 인프라 사업이다. 다른 시중은행과 대형 증권사들이 부동산과 기업 인수합병, 항공기·선박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과 달리 국민은행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인프라 사업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물론, 2000년대 초중반 IB 부문을 확대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국민은행은 다른 금융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투자를 여러 건 수행했었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고 난 뒤 투자했던 부동산에서 손실이 발생하자, 더욱 더 인프라 중심의 투자 전략으로 수정했다. 


우 대표는 "우리도 과거에 부동산 투자를 했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손실이 발생하자 안전하고 우량한 자산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더 깨닫게 됐다"며 "이에 따라 7-8년간 부동산 투자를 내부적으로 제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 부동산 투자 등으로 자산과 이익 규모를 크게 늘린 다른 은행과 증권사들 입장에선, 이 같은 국민은행의 투자 방식이나 실적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실제 국민은행의 해외 자산 비율은 2.99%(지난해 말 기준)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타행들은 모두 9%를 웃돈다. 국민은행의 해외 자산 규모도 타행들의 3분의 1 수준으로 적다.


하지만 우 대표는 인프라 중심 투자 전략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다른 은행들이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손을 잡았지만, 우리는 '일정 수준'이 될 때까지는 인프라 메인의 투자 전략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부동산 투자도 선순위대출 위주로 안전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글로벌 자본 시장과 산업계를 위축시키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프라의 중요성이 오히려 더 커졌다는 판단이다. 


우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도로, 철도, 발전소, 항만 등 국내외 인프라 관련 비즈니스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인프라는 필수적인 것"이라며 "오히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이야말로 인프라 투자가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0년가량 인프라 투자로 안전 투자에 대한 경험과 실력을 쌓은 만큼, 향후 투자 규모 확대와 수익률 높은 자산에 대한 투자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우 대표는 "국내에서 인프라 기반으로 IB를 키워 왔고 금융주선 1위를 수년째 달성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우량한 인프라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전보다 '규모' 있게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외 제도나 산업을 속속들이 알기 어려운 면이 있어 맥쿼리나 블랙록 등 글로벌 GP들이 다양한 섹터에서 운용하는 펀드들에 골고루 투자하는 전략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출처=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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