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청산하는 이재용式 '뉴삼성 노사정책'
노동3권 보장 선언 20여일 만에 철탑 고공농성 해제 극적 합의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9일 13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상처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노사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가운데)의 노사정책 변화 방침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권 승계 논란을 비롯해 ▲노사문제 ▲시민사회와의 소통 등에 대한 전향적 변화를 예고한지 20여일 만에 지난 1년간 복직을 요구하며 철탑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씨가 농성해제를 결정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언급한 3가지 약속 가운데 삼성 자체적으로 변화 고삐를 당길 수 있는 노사분야에 가장 먼저 가시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 투쟁을 벌여온 김용희씨가 고공농성 354일 만에 땅으로 내려온다. 이 부회장의 기자회견 이후 20여일에 걸친 삼성과의 협상이 지난 28일 저녁 극적으로 타결됐기 때문이다. 


임미리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삼성과 합의문을 작성했다"면서 "김용희 동지가 오늘 (고공농성을 벌여온 강남역 철탑에서) 내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그간 삼성 측에 ▲김용희씨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명예회복 ▲명예복직 ▲실질적 보상 등을 요구했고, 삼성과 해당 내용에 대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좌)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이 진행된 지난 6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규탄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및 횡령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을 앞두고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아 지난 2월 외부위원들로 구성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감시위)를 구축했다. 


이후 준법감시위에서는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논란을 비롯한 노조와해 공작 등 노동탄압 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했고, 이달 초 이뤄진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역시 준법감시위 활동에 따른 결과물이다. 


특히 준법감시위는 삼성 계열사 노사방침 재정립 외에 김용희씨 문제를 비롯한 삼성피해자 공동투쟁 등과 같은 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사문제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과 김용희씨간 극적 타협 역시 달라진 삼성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이 부회장의 의지의 표명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 부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삼성의 노사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과오를 인정하며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선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변화를 선언했다. 또한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3권도 확실히 보장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삼성의 노사정책 변화 흐름과 관련해 "강남역 철탑농성은 삼성의 노조탄압의 아이콘처럼 여겨졌었는데 원만한 합의를 통해 내려오게 되서 매우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삼성의 이미지가 새롭게 턴업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러한 변화가 단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져 노사 상생문화가 삼성 내에 본격적으로 추진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형 삼성준법감시위 위원장 또한 "합의과정에 직접 관여하신 분들 뿐 아니라 보이지않는 곳에서 합의 성사를 위해 애쓰신분 들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삼성은 내부적으로도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삼성디스플레이가 노동조합과 임금 및 단체협상에 돌입, 논의를 진행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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