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원금 손실 사태로 조직이 소란스런 와중에 취임한 권광석 우리은행장(사진)이 이번엔 '복장 자율화'라는 카드를 꺼냈다. 은행 내부에 자율적인 문화를 심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1일부터 국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전 직원들은 이날부터 본인의 업무 특성과 개성에 맞게 원하는 복장을 자유롭게 입고 출근했다.
이번 복장 자율화는 권광석 행장이 추진하고 있는 '제로베이스 혁신'의 일환이다.
권 행장은 지난 3월 말 취임하면서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고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당시 취임사에서 올해 3대 경영 방침으로 ▲영업문화 혁신 ▲조직 안정 ▲고객 신뢰 회복 등을 제시하며, 창의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종의 DLF 사태로 낮아진 고객 신뢰와 조직 사기를 높이려는 후속 조치다.
권 행장이 취임 후 사흘 만에 미래금융디자인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과 직원 인사를 단행한 것도 여러 혁신안 중 하나다. 미래금융디자인부는 본점과 영업 현장 간 소통이 상시로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든 부서다. 권 행장이 직접 보고를 받고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복장 자율화 시행 전인 지난 25일, 권 행장은 전 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포스트 코로나19로 대변되는 언택트와 디지털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은행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복장을 자율화하기로 했다"며 "단순히 옷을 자유롭게 입는 것에 그칠 게 아니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적인 은행으로 탈바꿈하는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시행된 복장 자율화는 특히 행원급 여직원의 유니폼을 없애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형성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정착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은행은 일부 직원들이 자율 복장보다 유니폼이 편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반영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율 복장과 유니폼 중 하나를 선택해 착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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