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여전히 한 몸인 '화학·에너지' 계열
SK트레이딩, SK인천석유화학 매출 ‘90% 이상’ 차지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한 회사였다가 쪼개진 SK그룹 에너지·화학 계열사의 내부거래는 어떤 양상을 보일까. 제품·역할별 분업된 형태로 이뤄진 만큼 특수관계자 거래 비율이 수십조원에 달하거나 90%를 넘어서는 곳도 존재했다.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는 중간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6개의 주요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석유업을 담당하는 SK에너지, 화학업을 담당하는 SK종합화학, 윤활유 사업을 영위하는 SK루브리컨츠, 고부가가치 석유화학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 원유 및 석유 수출입 역할을 맡고 있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소재사업을 담당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이 이에 해당한다.


7개 회사는 모두 한 회사였다가 나뉘어진 곳들이다. 2011년 기존의 SK에너지가 사명을 SK이노베이션으로 변경하고 기존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은 각각 신설회사인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으로 물적분할했다. 이때까지 SK그룹의 에너지·화학 사업은 이보다 먼저 분할한 SK루브리컨츠까지 더해 4개 회사 체제로 이뤄졌다. 이후 SK에너지 내 트레이딩 부서였던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하 SK트레이딩)과 SK이노베이션 내 소재사업이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각각 분사하면서 현재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지난해 이들 가운데 특수관계 거래 규모는 SK에너지가 가장 컸다. SK에너지는 수입해 온 원유를 각 계열사에 팔고 매출을 올리는 곳으로, 2019년 한 해 동안 32조2538억원의 매출 중 56%인 18조445억원(55.9%)을 내부거래를 통해 벌었다. SK에너지는 SK트레이딩과 SK종합화학에 석유제품 판매 등으로 각각 10조5458억원, 4조71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SK트레이딩의 내부거래 규모가 10조5934억원(전체 매출 대비 92.3%)을 기록하면서 SK에너지의 뒤를 이었다. SK트레이딩은 SK이노베이션 내 에너지 업체의 원유 및 석유화학제품의 수출, 수입 관련 용역을 주된 영업으로 하고 있다. SK트레이딩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곳은 국내로 들여올 원유 및 석유제품을 조달하거나 국내에서 생산한 석유제품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해외 자회사인 SK에너지인터네셔널(SK energy International Pte. Ltd., 내부거래 규모 10조원)이다.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은 SK인천석유화학이 97.8%로 가장 높았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전체 매출 6조7665억원 중 SK에너지(3조2437억원), SK종합화학(1조9202억원) 등 계열사로부터 6조61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외에도 전체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절반 이상인 곳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92.3%), SK루브리컨츠(70%), SK에너지(55.9%) 등이다.


에너지 계열사 가운데 2018년과 비교해서는 내부거래 비중이 소폭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이 2018년에서 2019년 각각 57.7%에서 55.9%, 42%에서 36%로 감소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들이 제품이나 역할별로 각각 나눠져 있는 만큼, 회사끼리 서로 필요에 의해 활발히 거래를 주고 받고 있다"며 "하지만 특수관계인 거래 비중이 90%가 넘거나 수조원에 달하는 계열사의 경우, 수의 계약보다 경쟁 입찰의 비중을 늘려 내부거래가 아닌 일반거래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6개 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인 곳들"이라며 "6개 회사들이 각각 한 회사의 사업부와 같이 맡고 있는 역할들이 있기 때문에 특수관계자 거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SK에너지가 구입한 원유를 정제해 나프타를 생산하면, SK종합화학이 이를 구매해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크게 사업 연관성이 없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경우 내부거래 규모나 비중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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