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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보증금 다툼이 벌어진다면?
이규창 부장
2020.06.08 09:56:33
SPA상 매각 측 유리…인수 측 '부실매각 논란·코로나19' 명분
HDC현산-미래에셋대우 간 소송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5일 14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규창 부장]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작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면서 벌써부터 2500억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인수 포기를 선언하든,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이 딜 무산을 선언하든 이행보증금을 놓고 법적 다툼은 불가피하다. 매각 측은 주식매매계약(SPA) 만료일인 오는 27일까지 인수 의사 전달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HDC현산 컨소시엄이 이행보증금을 포기하고 인수를 철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HDC현산, 미래에셋대우 입장에서는 주주로부터 배임소송을 당할 수도 있어 어떻게 해서든 반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SPA상으론 매각 측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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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법조계와 IB 업계 등은 일단 지난해 말 체결된 SPA 상으로는 이행보증금 소송에서 매각 측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SPA에 HDC현산 컨소시엄이 함부로 딜을 중단할 수 없는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HDC현산이 도저히 아시아나항공을 기존 조건으로 인수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인수 포기를 선언하지 않고 협상테이블에도 나서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HDC현산의 이러한 태도도 나중에 이행보증금 소송에서 불리할 수 있다. 매각 측이 HDC현산의 불성실한 협상 태도를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지연 핑계로 삼은 러시아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나오면 HDC현산은 어떻게 해서든 협상테이블에 나서야 한다.


지난 2008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산은과 체결하고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납입했다가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했고, 이후 지리한 소송전 끝에 일부를 돌려받는 바 있다. 양해각서와 SPA 체결은 분명 다른 단계이지만 이번 아시아나항공 M&A에서는 쉽게 깨질 수 없는 거래 조건이 관건이 된다는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부실매각 논란·코로나19 ‘중대한 부정적 영향’?


M&A에서 ‘중대한 부정적 영향(Material Adverse Effect. MAE)’이라는 조항이 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SPA 계약서 상에도 명시돼 있다. 물론 코로나19 같은 펜데믹이 포함돼 있지는 않다. MAE 문구가 아주 정밀하게 기입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과거 판례에서도 MAE의 범위를 좁게 적용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또 다른 천재지변에 가까운 MAE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매각 측이 SPA 전 단계에서 인수 측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논란, 즉 부실매각 논란도 HDC현산 컨소시엄에는 유리한 명분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 11조38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보다 무려 2조6000억원 가량 폭증했다. 지난해 말 SPA에서 제시된 인수금액(2조5000억원) 이상 부채가 늘어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부채는 6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별도기준 1795%에서 올해 1분기 말 1만6883%으로 급증했다. 실적도 문제였지만 이연법인세의 자산 계상에 따른 자본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2분기 완전 자본잠식도 유력하다.


매각자가 부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인수 측에 손해액의 대부분을 책임져야 한다는 판례도 있다. 이는 인수 전 단계지만 이행보증금 소송에서 분명 HDC현산 컨소시엄 유리한 사안이다.


◆딜 무산 선언 눈치싸움···컨소시엄 내부 소송 가능성도


결국,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를 마음먹고 있다면 금호산업-산은과 HDC현산-미래에셋은 딜 무산을 두고 당분간 눈치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딜 무산을 먼저 선언하는 쪽이 추후 발생할 이행보증금 소송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일각의 전망대로 HDC현산이 이행보증금까지 포기하거나 중대한 딜 무산의 귀책사유가 HDC현산으로 판명되면 이행보증금 중 500억원을 납입한 미래에셋이 HDC현산을 상대로 소송을 걸 수도 있다.


따라서 HDC현산이 오는 27일까지 SPA 연장(최대 6개월까지 가능)을 요청한 후 다시 침묵 모드로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HDC현산 입장에서도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봐야 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M&A가 무산되면 이행보증금을 둘러싼 소송전은 불가피하다”며 “명분은 HDC현산 컨소시엄 쪽이 더 갖고 있으나 계약서상으로는 금호산업-산은 쪽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는 HDC현산에 딜 무산의 귀책사유가 더 크게 되면 미래에셋대우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로펌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이 들어나고 코로나19 충격이 컸음에도 아직 거래가 유지되는 데에는 계약서상의 딜 유지 강제조항이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딜 무산을 놓고 양 측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질텐데 아시아나항공에 적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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