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삼성전기가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적층세라믹캐피시터(MLCC)의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주춤했던 실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8년 사상 첫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실적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MLCC 사업의 부진 탓이다. 삼성전기는 MLCC 사업이 속해 있는 컴포넌트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50~60% 이상을 차지한다. 그만큼 MLCC에 대한 회사 의존도가 높다.

삼성전기는 현재 수원·부산·중국 톈진·필리핀 등 4곳에서 IT용 MLCC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 중 톈진과 필리핀은 2017년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공장 한 동씩을 증설했다. 2018년 전 세계적으로 MLCC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공장 증설에 따른 호실적을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IT 업체들의 수요 둔화가 심해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8조410억원, 영업이익 73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6% 감소했다. MLCC 시장 불황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지난 1분기는 서버, 노트북, PC 등을 중심으로 MLCC수요가 늘어나면서 직전분기 대비 실적이 다소 개선된 모습이나, 오는 2분기에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주춤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IT용 MLCC에 대한 수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장용 MLCC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는 2022년까지 전장 MLCC 시장에서 글로벌 2위를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 삼성전기의 MLCC에 대한 수익 다변화가 절실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삼성전기는 아직까진 전장용 MLCC 시장에서 한자릿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IT용 MLCC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하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중국 공신부는 올해 말까지 5G 기지국 60만개를 건설하고, 1억8000만대 규모의 5G 스마트폰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중국의 5G 스마트폰 누적 출하량은 5985만여대 수준이다.

당초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와 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을 이유로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감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들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실제 중국 산업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4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4078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7%, 전월대비 94% 늘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1분기 내내 감소세를 보였으나, 2분기 들어 크게 반등한 것이다.

이같은 회복 조짐에 힘입어 중국 정부가 5G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를 연말까지 1억8000만대로 못박으면서, 국내 MLCC 대표주자인 삼성전기에 대한 전망도 밝아졌다. 삼성전기의 MLCC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 내외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중국을 중심으로 5G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면서 스마트폰 업황 개선 순환 진입이 예상된다"며 "기대했던 모멘텀의 시작이 가까워짐에 따라 회사의 주력 사업부인 MLCC 이익도 3분기부터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