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피한 삼성, 역전극 드라이브 시동
뉴삼성 혁신 행보 지속…반격 포인트는 '수사심의위원회'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9일 16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경영권 부정 승계 혐의로 구속 기로에 섰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악의 상황인 구속을 면하면서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궁지에 몰렸던 삼성으로서는 재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볼 만한 기회를 엿본 셈이다. 삼성은 안으로는 내실을 다지는 한편 밖으로는 검찰과의 2차전 격인 수사심의위원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위기를 기회로, 미래 먹거리 내실 강화 지속


우선 재계는 이 부회장이 한 차례 큰 고비를 넘긴 만큼 최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온 '뉴 삼성' 도약 혁신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한 안전책을 마련할 공산이 크다. 실제 이 부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한 상태다. 


그는 지난달 6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공언,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같은 달 말 평택 반도체 공장에 1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용 극자외선(EUV) 전용 생산라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이달 초엔 8조원 규모의 낸드플래시 라인 추가 공사에도 착공한 상태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야심을 품고 있는 이 부회장의 메가 프로젝트다. 앞서 지난해 삼성은 2030년까지 반도체 영역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에 이은 다음 타자는 최근 투자 퀀텀닷(QD) 디스플레이가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은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코로나19 등)로 힘들겠지만 잠시도 멈추면 안된다"며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삼성은 경쟁심화에 따른 공급과잉과 패널 가락 하락에 대처하기 위해 QD 디스플레이 사업화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다. 작년 10월 13조원 규모의 QD 디스플레이 투자를 발표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속도조절에 들어간 상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은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이 관련된 삼성 계열사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향후 풍부한 현금(1분기 기준 순현금 97조5000억원)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M&A 시도도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당장의 구속 위기는 넘기긴 했지만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과 더불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도 남아 있다는 점에서 대대적인 변화에 나서기엔 적잖은 부담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내부적인 상황과 더불어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19 등 겹악재까지 감안하면 큰 폭의 변화보다는 기존 투자안을 유지하는 선에서 내실을 다지는 데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삼성 스스로도 현재를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라고 자평할 정도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삼성은 영장실질심사 하루 전인 지난 7일 언론에 호소문을 내고 삼성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반추했다. 내용을 보면 국정농단 사태 당시부터 3년에 걸친 장기간의 검찰 수사와 코로나19, 미중간 무역분쟁 등 대외적인 이슈까지 겹쳐 경영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구속영장 기각과는 별개로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다. 


◆ "검찰수사심의 엄정한 판단 기대"


구속영장 기각이란 삼성과 검찰간 1라운드가 마무리되면서 재계의 시선은 이미 검찰수사심의위원회로 쏠리고 있다. 삼성은 지난 2일 삼성물산-제일모직간 합병과 승계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의 공소제기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상태다. 기소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검찰이 아닌 외부전문가들이 판단해 달라고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검찰은 오는 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갖고, 이 부회장 측이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수사심의위원회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는 제도다. 해당 수사가 적정한지에 대해 살피고, 피의자의 기소 여부에 대해 권고한다. 이 부회장 측은 검찰 외부 전문가들에게 기소 타당성에 대한 판단을 구하고 싶다며 이를 신청했다.


이미 삼성은 수사심의위에서의 승기를 잡기 위한 자료 준비를 오래 전부터 준비중해왔다. 합병이나 경영권 강화 과정에 불법이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근거를 최대한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검찰이 구속영장심사에서 꺼낸 '프로젝트G'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 아닌,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재편 과정에서 비롯된 부수적 효과라고 다시 한 번 맞설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법원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 판단은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등 범죄혐의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검찰수사심의 절차에서 엄정한 판단을 거쳐 수사 계속 여부를 비롯해 기소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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