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새끼’ 롯데글로벌로지스(글로벌로지스)가 백조로 탈바꿈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 품에 안긴 초기 손상차손만 수백억원에 달할 만큼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렸으나 최근 통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 출범과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등에 업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롯데지주는 지난해 3월 롯데지알에스와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이 개별적으로 보유하던 글로벌로지스 지분 770만주를 1400억원에 일괄 취득했다. 이로써 롯데지주가 글로벌로지스의 최대주주(44.6%)에 올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롯데지주의 글로벌로지스 지분 취득원가가 롯데지알에스 등 계열사가 앞서 2015년 평가한 금액(2954억원) 대비 52.5%나 낮았단 점이다. 글로벌로지스가 롯데그룹의 품에 안긴 후 적자기조를 이어갔던 것을 고려하면 회사가치가 그만큼 쪼그라든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실제 글로벌로지스는 줄곧 롯데 계열사들의 골치덩이였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반면, 그룹 계열사 물량은 눈에 띄게 늘지 않다 보니 현대로지스틱스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사명을 변경한 2016년만 해도 개별기준 1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이후 ▲2017년 259억원 ▲2018년 174억원 ▲2019년 112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알에스, 호텔롯데 등 글로벌로지스에 투자한 기업들이 약 1000억원 이상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쇼핑 수요가 증가하면서 택배물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롯데온이 공식 출범하면서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는 까닭이다. 올 1분기만 해도 글로벌로지스의 매출액은 67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2% 늘었고, 영업이익(48억원)과 순이익(7억원)도 같은 기간 흑자전환 했다.
그룹 차원의 지원공세도 강화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글로벌로지스에 롯데로지스틱스 흡수합병 시켜 물류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강화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사업전략 회의에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미래성장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를 지속하라며 롯데글로벌로지스를 거론했다.
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언택트(Untact) 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이미 진행돼 오던 이커머스 중심의 유통업 재편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이번에 건립되는 진천의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은 고객들에게 더욱 신속하고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로지스는 충북 진천군 초평 은암산업단지에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을 구축 중이다. 14만5000㎡ 부지에 연면적 18만4000㎡, 지상 3층 규모로 2022년 완공이 목표다. 롯데그룹은 이를 위해 약 3000억원을 투자한다. 해외 선진 택배터미널을 벤치마킹해, AI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DT(Digital Transformation) 기반의 차세대 택배 터미널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이 이곳을 직접 방문하며 사업 점검에 나선 것도 롯데그룹의 기대감을 방증한 것이란 평가다.
롯데는 진천 메가 허브 터미널 건설을 통해 택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고객 서비스 고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첨단 창고 시설에서 원스톱으로 택배 터미널로 연계되는 최적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 롯데 이커머스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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