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어깃장에 어그러진 송현동 매각
인수 의사 15개 업체 예비입찰 참여 안 해…대한항공 "끌려갈 수밖에 없는 처지" 푸념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1일 16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추진이 결국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았다.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가 매입해 공원조성에 나설 것이란 강력한 입장을 연거푸 밝히면서 인수의향을 내비쳤던 약 15개 업체들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영정상화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대한 높은 가격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야 하는 대한항공의 고민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1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10일 마감된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입찰에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당초 대한항공 측에 송현동 부지 인수의향을 밝힌 곳은 15개 업체에 달했는데 정작 매각 입찰 의향서(LOI)는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최근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북촌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결정안 자문을 상정하고, 올해 안에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기로 계획했다. 부지 보상비도 약 4700억원으로 책정하고 2022년까지 나눠 지급하겠다는 구상도 마친 상황이다. 서울시가 도시계획시설상 문화공원으로 지정할 경우 민간기업이 송현동 부지를 매입해도 개발은 물론 수익화도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재입찰에 나서도 기업들의 참여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약 15개 업체가 송현동 부지 관련 인수의향을 전해왔는데 실제로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며 “서울시가 어깃장을 놓은 탓에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매입과 공원조성 의지는 확고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제3자에게 매각을 하더라도 재매입해 공원조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매각은 회사의 경영정상화에 꼭 필요한 자본확충의 핵심이다. 유동성 위기 속 자구책으로 내걸은 유휴자산 매각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정부로부터 1조2000억원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받은 대가로 약 2조원의 자본확충을 요구받았다. 대한항공은 약 1조원의 유상증자 외 자구책으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와 건물(605㎡) ▲지분 100%를 보유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 등을 통해 1조원 확보를 추진 중이다.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이 매각주관사를 맡고 있다. 


창립 이래 최대 위기라고 할 정도로 대한항공의 현재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항공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매달 수천억원의 고정비 지출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올해 상환해야 할 차입금 규모는 총 3조7500억원 수준이다. 1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이 보유 중인 현금은 약 8262억원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4700억원으로 매입가를 확정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토지주(대한항공)와 협의가 완료되면 그 시점에 감정평가를 통해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며 "지급방법도 토지주와 계약서 작성시 결정되므로 현재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감정평가는 2인 이상의 감정평가업자에 의뢰해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 주변 시세, 개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적정가격이 책정된다.


이 관계자는 또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기 전부터 대한항공과 직접 협의를 진행했기 때문에 해당 라인을 계속 활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지난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약 2900억원에 매입한 뒤 한옥특급호텔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를 신축한다는 구상 속에 추진했지만, 인근에 학교 3곳이 인접해 있는 등의 문제로 관련 법규상 호텔 신축이 불가능해 포기한 채 공터로 방치돼왔다. 현재 송현동 부지의 가치는 5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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