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면세점 부진이 계속되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주름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마땅한 해결책이 요원해서다. 이부진 사장은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기초체력 강화 및 인수합병(M&A) 등 정면승부에 나설 방침이다.
11일 증권가 및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 2분기 영업손실 400억원대, 매출 8000억원대로 실적부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000년 1월 이후 81분기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한 올 1분기(영업손실 668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행진이 예상되고 있는 셈이다. 호텔신라는 특히 면세부문(신라면세점)만 올 1분기 49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여객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은 다른 면세점 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마땅한 해결책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쌓여만 가는 재고 면세품을 해소하기 위해 늦어도 이달 말 시중판매를 실시할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실적부진 해소와는 거리감이 크다. 코로나19가 장기화 양상을 띄면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소위 성공적인 ‘재고떨이’가 이뤄질지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타 면세점과 달리 신라면세점은 아직까지 재고 면세품 품목이나 유통 채널, 브랜드 할인율 등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신라면세점이 화장품과 향수 등에 강점을 갖고 있지만 이들 품목은 정부發 이번 판매에서 제외된 점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남다른 리더십으로 신라면세점을 이끌어온 이부진 사장의 자구책에 관심이 쏠린다. 이 사장은 명품 브랜드 유치, 사업권 취득 등 활발한 경영행보로 신라면세점을 국내 1위 롯데면세점의 대항마로 성장시켰다. 면세점 사업권 취득이 잘되면 임직원 탓, 취득이 안되면 자신의 탓이라고 언급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 사장은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만 하더라도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이 사장은 일단 올해 ▲디지털 역량 강화 ▲고객경험 극대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구축한 상태다.
이 사장은 “면세점의 경우 온·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 역량을 지속 강화하고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사업 모델과 지역, 채널, 상품을 다변화 하고 M&A, 전략적 제휴 등의 기회를 적극 발굴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M&A 등 새로운 사업기회를 적극 발굴하는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얘기다.
앞선 관계자는 “면세산업의 특수한 특성상 때아닌 외부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이 가운데 이부진 사장이 공격적인 행보로 이를 타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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