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6년 만에 최고치의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이 선방해준 덕분이다.

업계에선 ASP 확대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의 '신호탄'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신형 5G 프리미엄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애플보다 5G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한 만큼, 점유율 확대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ASP는 292달러로, 전년 동기(269달러)보다 8.5%, 전분기(242달러)보다 20.7% 늘었다.

삼성전자 ASP가 297달러에 머물렀던 2014년 2분기 이후 최고치다. 높은 ASP는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선보인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0' 시리즈와 '갤럭시Z플립'이 시장에서 흥행한 덕분이다. 특히 갤럭시Z플립은 가격이 약 1300달러(165만원) 수준으로 초고가에 속한다. 휴대성과 디자인 등 강점에 힘입어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폴드에 이어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 비중은 22.1%로, 전년 동기(21.7%) 대비 소폭 올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으로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매출만 놓고 보면 애플에 밀려 2위에 머무르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위세가 여전하기 때문. 실제로 애플은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전체 매출 중 37.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만 놓고 보면 점유율이 50%에 달할 정도다. 삼성전자의 ASP 증가는 프리미엄폰 시장 점유율에 지각 변동을 예고한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에 맞서 5세대(5G) 스마트폰을 전략으로 내세워 왔다. 기존 롱텀에볼루션(LTE) 프리미엄폰 시장과는 별개로, 애플이 5G 프리미엄폰 시장에 합류하기 전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현재로선 성공적이다. 카운터포인트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글로벌 5G 스마트폰 판매량 비중은 삼성전자가 43%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초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 '갤럭시폴드 2' 등 신형 프리미엄 라인업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 또한 올해 5G 시장에 발을 들여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2 시리즈 전 모델에 5G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올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흥행이 절실하다. 화웨이, 샤오미와 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른바 '가성비폰'을 앞세워  중저가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제품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성하며 맞서고 있으나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에 밀리는 형국이다. 북미·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플래그십 모델로 격차를 벌려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5G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한 만큼 하반기 플래그십폰 시장 주도권도 끌고 갈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 출시되는 노트 시리즈는 두터운 팬층을 보유해 흥행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