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희, 양도웅 기자]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배권 포기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정부는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새 주인을 찾아야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정부는 마힌드라의 쌍용차 관련 발언에 대한 진위를 살피면서 "선제적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마힌드라 측은 지난 12일 컨퍼런스 콜에서 "쌍용차의 새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색 중"이라며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 사업은 파트너십을 모색하거나 접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마힌드라의 쌍용차 관련 발언에 대한 진위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정부는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투자한 자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 마힌드라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전까지 신규 자금 등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마힌드라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오면 산업은행 등이 그에 맞춰 신규 자금 지원을 모색하겠지만, 그 전까지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노력 없이는 자금 지원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은 74.65%이다. 나머지는 소액 주주들이 보유 중이다. 마힌드라가 경영권을 포함한 상당수의 지분을 새 투자자에게 넘길지 아니면 재무적투자자(FI)를 찾을지가 관건이다.

정부도 이 점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 경영권을 새 투자자에게 넘긴다면 산은 등 국책은행을 통해 한국GM과 같이 일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투자자를 구한다면 해당 투자자와 함께 협의해 공동투자를 하거나 신규 대출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마힌드라가 새 투자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깔고 있다. 정부는 그 전까지는 쌍용차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이 힘들다는 의견인 것.

그리고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 대상에는 완성차 업체가 포함되지 않는다. 자동차 산업이 포함된다고 해도 1, 2차 협력업체들만 지원대상에 속한다. 국책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안기금에 자동차 산업의 협력업체들만 포함하지, 완성차 업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은행권도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서 일단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만 만기연장해주는 방향으로 살피고 있다. 산은도 다음달 6일 전까지 마힌드라의 움직임을 보면서 단기 차입금에 한해서만 만기 연장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단기 차입금에 대해선 만기 연장을 해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쌍용차에 빌려준 자금은 올해 3월 말 기준 총 3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절반인 150억원이 만기 1년 남은 단기 차입금이다. 

반면, 국민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상환 구조를 살펴봐야겠지만 쌍용차 차입금 상환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익스포져(위험노출액) 규모도 적어 쌍용차는 현재 우리의 이슈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민은행이 쌍용차에 빌려준 자금은 총 87억5000만원으로, 모두 만기 1년 남은 단기 차입금이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모두 쌍용차에 제공한 대출에 대해 담보(토지·건물)를 설정하고 있어 만기 연장을 해주더라도 은행이 입을 피해가 거의 없다시피한 만큼 결국 상환 유예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