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지누스가 개발한 '삭감방지 프로그램'을 활용해 대웅제약 영업직원들이 의사 몰래 처방통계 데이터를 수집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누스 지배구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혹시 실소유주가 윤재승 전 대웅 회장과 대웅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단일 최대주주는 설립자인 김성림 대표지만 대웅 관계사가 지분 일부를 보유하며 대웅제약 영업사원을 통해 프로그램 활용을 독려해왔기 때문이다. 

지누스는 병·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험)청구를 하기 전에 미리 데이터베이스를 심사해서 삭감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을 점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대웅제약 영업사원이 지누스의 프로그램을 핑계로 컴퓨터에 앉아 '청구 데이터'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누스는 김성림 대표가 진용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1998년 1월1일 설립했으며 2001년 1월1일 지누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들은 2002년 12월 ‘청구 전 전문가 심사 서비스(e-IRS)’를 개발·출시했고, 현재 e-IRS Plus&DR, Phienix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IRS 서비스는 2004년 대웅 오너일가의 개인회사인 엠서클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본격화됐다. 엠서클의 주요주주는 ▲인성TSS 65.33% ▲디엔컴퍼니 26.37% ▲블루넷 1.32% 등이다. 인성TSS는 윤재승 전 회장이 60%, 아들 윤석민씨가 40%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윤 전 회장 일가는 디엔컴퍼니 지분도 50%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당시 대웅제약 영업사원들이 여러 병·의원을 찾아다니며 지누스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대웅제약 약을 처방하면 사용료를 일부 대납해줬다. 이 같은 영업에 힘입어 2006년에는 전국 병·의원 1554곳이 e-IRS 서비스에 가입했고, 2011년에는 4000곳을 돌파했다.

지누스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한 개원의는 “월 사용료가 몇 만원 수준이었는데, 대웅제약 약을 조금 써주면 무료로 그 프로그램을 쓸 수 있다고 했다”며 “2012년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면서 사용료 대납 사례는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대웅제약 영업사원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홍보할 때 회사차원에서 의사들 편의를 위해 만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엠서클은 최근까지도 지누스의 프로그램 총판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e-IRS 월 사용료 지불 후 발급된 세금계산서를 살펴보면 '엠서클' 명의로 돼 있었다.

대웅 계열사가 지누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실소유주 의혹의 배경 중 하나다. 김성림 대표의 지분율이 49.89%로 가장 높았지만, 대웅 계열사인 아이디에스앤트러스(21.46%), 윤동훈(6.28%) 등 나머지 지분이 50.11%로 더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대웅제약 전 직원은 “대웅 직원 뿐만 아니라 타사 직원들도 지누스 실소유주가 대웅으로 알고 있었다”며 “그렇게 이야기를 들었고, 지누스를 홍보하고 다닐 때 ‘우리 회사 프로그램’이라는 것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팍스넷뉴스가 대웅제약에게 공식적인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다만 지누스 측은 "대웅과 우리회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대웅 계열사가 우리 회사 지분 일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느냐. 굉장히 불쾌하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