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고강도 임원 감축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아직 구체적인 인사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약 20% 안팎의 임원 축소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상반기 성과평가에 대한 인사가 곧 예정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임원인사 규모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현대중공업그룹이 임원 감축에 나설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올 들어 극심한 수주 부진과 사업장내 잇따른 안전사고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강도 인사를 통한 조직 재정비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현대중공업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올 4월까지 누계 수주액은 18억1200만달러로 당초 세웠던 연간 목표액에 9.3% 달성에 그치고 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산술적으로 따져 연말까지 목표액의 절반 수준을 달성하기도 버거워 보인다.
이달 초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와 대규모 LNG선 관련 슬롯(정식 발주 전 건조공간을 확보하는 협약)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수주계약까지는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장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아울러 잇단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문책성 인사도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사업장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안전사고로 근로자 4명이 잇따라 사망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말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이던 이상균 사장을 신임 조선사업대표로 선임했다. 이전 조선사업대표였던 하수 부사장은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최근 어수선한 내부 조직을 쇄신하기 위해 고강도 임원 감축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크다”면서 “임원인사 직후 큰 폭의 조직개편도 뒤따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성과평가를 통해 연 2회(반기기준)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임원인사는 7월1일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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