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상장 일정을 연기했던 바이오기업들이 상장을 재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상장예심청구에 나서는 바이오기업도 증가하는 등 바이오주 IPO에 활력이 돌고 있다.

이에 앞서 바이오기업인 SCM생명과학과 소마젠은 코로나19 여파로 상장 일정을 한 차례 연기하기도 했다.

SCM생명과학은 줄기세포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등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기업이다. SCM생명과학은 지난 2018년 5월 이병건 대표를 영입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대표는 GC녹십자·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종근당 부회장,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SCM생명과학은 지난 2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를 추진해왔으나, 본격적인 기업설명회(IR)에 나서기 시작할 무렵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SCM생명과학은 지난3월 IPO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SCM생명과학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했다. 지난 8~9일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 결과, 총 공모주식수의 20%인 36만주에 대해 2억9336만8690주의 청약이 접수됐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SCM생명과학은 시초가(2만9500원)보다 22.37% 급등한 3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상장 첫 날부터 강세를 보였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814.91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소마젠은 DTC(Direct-to-Consumer·소비자직접의뢰) 유전자검사 업체 마크로젠의 미국 자회사다. 소마젠은 DTC 유전자검사,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 유전체분석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소마젠의 상장 예정일은 5월 26일에서 6월 25일로 연기됐다가 7월 10일로 최종 결정됐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에 따른 지연이라는 게 상장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의 설명이다.

소마젠은 오는 22~23일 수요예측을 거쳐 29~30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 희망가 범위는 1만1000원~1만5000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최대 756억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됐던 제약·바이오 IPO가 활력을 되찾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초 상장예심청구에 나선 제약·바이오기업 수는 1월 0개사, 2월 3개사, 3월에 4개사에 불과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던 3월까지만 해도 제약·바이오 IPO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4월에는 20개사, 5월에는 14개사로 상장예심청구 제약·바이오기업이 늘었다. 오히려 '코로나19 특수'를 겨냥하자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한 하락장에서도 제약·바이오주가 비교적 강세를 이어왔다. 국내 상장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이 1월부터 6월까지 17조원가량 증가하는 동안 의약품 기업의 시총은 50조원 이상 늘면서 비중도 6%에서 9%로 늘었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의 코스피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제약·바이오 IPO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2일 상장 예정인 SK바이오팜은 이날부터 18일까지 국내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일은 오는 23~24일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워낙 뜨거웠지만 SK바이오팜의 상장이 바이오 시장에 대한 관심을 또 다시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오주 전반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