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의료계...대웅제약, 불매할까
일부 의사 "안쓰겠다"...관리 소홀 책임에 '쉬쉬' 분위기도

[팍스넷뉴스 민승기 기자] 대웅제약이 지누스의 보험 청구심사 시스템 'e-IRS' 등을 관리해주겠다며 병·의원의 처방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웅제약 의약품을 처방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생겨나고 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누스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 의사 뿐만 아니라 개원가를 중심으로 대웅제약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에서도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내 가정의학과 의원을 운영 중인 A원장은 “의사들을 속이고 몰래 청구 데이터를 빼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며 “청구 오류를 도와주겠다고 선의로 포장해놓고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해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대적인 대웅제약 불매운동이 벌어질 것이라고 A원장은 전망했다.


그는 “다른 제약사 영업사원들도 의사에게 본인 회사 약에 대한 처방통계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은데 대부분 의사들은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주지 않는다”며 “대웅제약 의혹이 불거지자 친한 주변 의사들도 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과거에도 특정 제약사 불매운동을 전개했다. 불매운동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H제약사다. 2012년 리베이트를 준 제약사 뿐만 아니라 받은 의사들까지 처벌받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통과됐다. 당시 의료계는 “H제약사 등 5개 제약사가 정부에 리베이트 쌍벌제를 건의해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고갔다”고 판단, 해당 제약사 의약품을 사용하지 말자는 불매운동이 전개됐다.


특히 의약품 불매운동은 H제약사가 주 타깃이 돼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당시 H제약사 대표가 의사단체를 찾아가 공식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후 D제약사 리베이트 사건이 터지면서 두번째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당시 D제약사 전문의약품 목록과 그를 대체조제할 수 있는 의약품 명단이 의사들 사이에서 공유되기도 했다. 이후 D제약사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매출이 크게 감소했고, 현재까지도 매출 회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대웅제약 사건은 과거 H, D제약사만큼 심각한 사안”이라며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의료계에서 분노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처방 통계를 몰래 빼간 대웅제약 영업사원들이 괘씸하긴 하지만 '관리 소홀' 책임을 물을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의사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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