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컴퍼니 분할' 두산건설 매각 여전히 '험로'
부실재산 넘겼지만 미착공사업장 4곳 남아

[팍스넷뉴스 이상균 기자] 매각 추진에 난항을 겪던 두산건설이 부실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배드컴퍼니(bad company)를 분할했다. 매수희망자들이 두산건설의 추가 부실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면서 흥행이 저조해지자 내놓은 특단책이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두산건설에는 여전히 4곳의 미착공사업장이 그대로 남아있다. 


◆일산 제니스 상가 대여금 2339억 이전


두산건설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개최해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법인 밸류그로스를 설립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밸류그로스에는 두산건설이 보유한 일부 담보부 채권 등의 자산과 부채, 계약 등이 이전됐다. 지난해 연말 주식교환으로 두산중공업을 완전 모회사로 두고 있는 두산건설은 최근 밸류그로스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가진 데 이어 지난 15일자로 밸류그로스 분할과 분할공고, 창립총회, 분할등기 신청까지 마쳤다. 


밸류그로스 분할 뒤 보통주 69.5%는 두산건설이 보유한다. 나머지 종류주식 30.5%는 800억원에 두산큐벡스에 매각한다. 두산큐펙스는 두산건설 레저사업부를 분사해 설립한 회사로 춘천 라데나골프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배드컴퍼니로 일부 부실사업장을 떼놓았지만 여전히 70% 가까운 지분은 두산건설 몫이다. 


두산건설과 함께 배드컴퍼니에 참여한 두산큐벡스의 주요 주주는 두산중공업(36.3%)과 ㈜두산(29.2%)이다. 두산큐펙스는 거래종결일에서 3년 이후부터 1년간 거래주식 중 상환하지 않고 남은 잔여주식을 상환가액에 매도인에게서 되살수 있는 매수청구권(풋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분할 후 두산건설의 부채총계는 1조7843억원으로 자본총계 4427억원의 네 배를 웃돈다. 자산총계는 2조2270억원이다. 신설된 밸류그로스의 부채총계는 800억원으로 자본총계 1732억원에 못미친다. 얼핏 부채비율로만 따진다면 배드컴퍼니의 재무구조가 더 탄탄한 모양새다. 


밸류그로스에는 두산건설이 보유한 부실자산이 상당수 넘어갔다. 일산 제니스 상가와 인천학인 APT, 한우리(칸) 리조트, 공주신관 토지 등이다. 오랜 기간 미분양이 이어져 대규모 미회수 채권이 남아있는 사업장들이다. 대표적으로 일산 제니스의 경우 59층 건물, 8개동을 공급해 가구 수만 2700에 달하지만 준공한지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밸류그로스가 승계 받은 재산은 회수 가능성이 희박한 자산들이 대부분이다. 공사미수금 1879억원을 넘겨받는데 이중 996억원을 대손충당 처리한 상태다. 미수금은 677억원 중 561억원을, 단기대여금은 345억원 중 122억원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장기대여금은 2826억원 중 절반이 넘는 1414억원을 대손충당 처리했다. 장기대여금 중 82.7%인 2339억원은 일산 제니스 상가 관련 채권이다. 넘겨받은 재산 중 절반 이상이 손실을 대비해 대손충당 처리한 것들이다.


◆두산건설, 천안 청당 등 미착공사업장 4곳 떠안고 간다 


다만 이 같은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두산건설 매각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천안 청당과 용인 삼가, 화성 반월, 오송 단지 등 미착공사업자 4곳이 여전히 두산건설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들 미착공사업장은 일산 제니스와 함께 두산건설의 부실 주범으로 손꼽히던 곳이다. 두산건설은 2010년대 중반까지 이들 사업장을 보유한 시행사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을 제공하다가 2011년 이후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선회했다. 


대여금 총액은 2011년 9009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3년 1조2450억원, 2018년 1조5118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조4602억원, 올해 1분기 1조2981억원으로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전체 매출액(1조7819억원)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부담이 과중하다. 


이번에 3171억원의 대여금을 밸류그로스에게 넘기긴 했지만 여전히 1조원 안팎의 대여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전체 대여금 중 절반이 넘는 7854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미리 대응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몇몇 시행사들이 두산건설 인수 계획을 접은 것은 미착공사업장 등 부실이 상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들 부실을 모두 다 털어내지 못한 채 매각을 재추진한다해도 원매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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