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외식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가뜩이나 민감한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침체돼 있던 외식업은 최근 코로나19 여파 탓에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기초체력이 없는 중소 점포는 물론 대기업의 외식브랜드도 사업성이 저하되면서 매물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18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1분기 외식산업경기전망지수(KRBI)는 59.76으로 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의 71.44보다 11.68포인트 하락했다.

외식산업경기전망지수는 매출액과 고객수, 종업원수 등 외식산업의 성장과 위축의 정도에 따라 종사자들의 판단, 예측의 변화 추이를 측정해 산업경기동향을 분기별로 보여주는 체감지표다. 지수는 최하 50에서 최대 150을 가지며, 기준치는 100이다. 100초과는 성장, 100미만은 위축을 의미한다. 지난해에도 연간기준 지수 70 수준을 유지하며 침체됐던 외식업계가 올해 1분기 들어 최하수준으로 더욱 악화된 셈이다.

업종별로는 주점업이 52.68(직전분기 63.53)로 최하치를 기록했고 커피전문점과 같은 비알콜 음료점은 57.93(직전분기 76.2), 한식 음식점업 59.33(직전분기 70.1), 외국식 음식점업 60.68(직전분기 75.06) 등으로 조사됐다. 치킨, 피자와 햄버거 등의 기타 간이 음식점업도 73.64에서 64.43으로 10p가량 하락했다.

코로나19여파로 불거진 소비 트렌드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외출을 삼가거나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식문화가 확산되면서 타격 또한 고스란히 전해진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인사업자는 물론 외식업을 운영하는 기업들도 잔뜩 위축됐다.

지난 2006년 패밀리 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를 인수하며 외식사업에 진출한 삼양그룹은 지난 4월 해당 매장을 모두 닫기로 하면서 손을 뗐다. 외식 산업 침체와 실적부진 때문이다. 실제 세븐스프링스를 운영했던 삼양에프앤비는 지난해 2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매출액은 130억원으로 전년보다 30%감소했다.

당시 삼양그룹은 “세븐스프링스 마지막 매장인 목동41타워점과 광화문점은 4월중으로 문을 닫는다”면서 “다른 외식 사업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국제공항인 인천국제공항에 입점돼 있는 외식업체들의 사정도 최악이다.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꼴이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에 약 150개의 외식 점포가 들어서 있는 가운데 점포별 매출이 예년보다 절반가량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데다 공항과의 임대료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줄도산 우려까지 나오는 모양새다

공항에서 컨세션 사업을 운영하고 A업체 관계자는 “애초부터 전반적인 외식사업 자체가 침체였는데다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나름대로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사업이었으나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불황은 시장에 매물로 나온 외식기업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최근 MP그룹은 유동성문제 및 악화된 업황 등으로 인해 ‘미스터피자’를 매물로 내놨다. 한때 국내를 대표하는 피자 프랜차이즈 기업중 하나인 ‘미스터피자’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 모양새다. 매력적인 매물임에도 코로나19 등 불안정한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흥행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지난 2013년 사모펀드사 품에 안긴 이후 지난해부터 두 차례 매각을 타진했다가 고배를 마신 ‘할리스커피’ 역시 현재 매각을 추진중이지만 비슷한 이유로 향후 전망이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1인가구 증가에 이어 배달시장의 성장, 최근의 코로나19사태로 말미암은소비 트렌드 변화에 외식업의 경쟁력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매물로 나온 외식업체들의 몸값도 제대로 인정받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