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2014년 다음 포털 합병'. 업계에선 카카오가 성장 궤도로 진입한 '신호탄'이라 입을 모은다. 2012년 '카카오톡'에 '게임'을 결합하면서 수익이 점차 늘긴 했으나, 본격적으로 몸불리기에 나선 것은 다음 포털 합병 이후라는 이유에서다.

카카오의 투자비용도 빠르게 늘어났다. 2014년 1000억원이 채 안되던 카카오의 연간 투자비용(연구개발+자본적지출)은 지난해 기준 6700억원대를 돌파했다. 6년새 626% 가량 성장한 것. 카카오는 최근 플랫폼 사업 부문의 수익다변화를 위해 진출한 '신사업' 분야 투자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연간 투자비용으로 6726억원을 지출했다. 이 중 연구개발비(R&D)로 4674억원, 자본적지출(CapEx)에 2052억원을 투입했다. 매출대비 비중은 21.8% 수준이다. 

카카오의 연간 투자비용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 포털과 합병한 2014년 기준 투자 규모는 926억원 수준이었으나, 6년새 약 7.3배로 늘어났다. 

카카오는 다음 포털과 합병 이후, 2015년부터 주로 카카오톡과 연동이 가능한 업체들을 위주로 투자에 나선다. 알림장 앱 업체 '키즈노트', 내비게이션 앱 '록앤올' 등이 대표적이다. 같은해 연구개발 부문에서도 ▲고성능 메시징 플랫폼 개발 ▲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기술 연구 개발 ▲모바일앱 분석시스템 개발 등 플랫폼 기술 개발에 힘쓴 모습이다. 

카카오의 주요 매출원이던 콘텐츠 부문(게임, 음악, 웹툰 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다변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까지 카카오는 플랫폼 부문보다 콘텐츠 부문의 매출 비중이 더 높았다. 지난 4분기에 들어서야 플랫폼 부문에 대한 투자 효과가 본격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는 최근 플랫폼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투자 용처 확대에 나섰다. 빠르게 성장 중인 '신사업' 부문이다. 신사업은 핀테크(카카오페이), 모빌리티(카카오모빌리티), AI(카카오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그라운드x) 등이 해당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SK텔레콤과 3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통해 AI, 모빌리티 등 다방면에서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서며 신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사업 부문에 대한 자본적지출이 늘면서 연구개발 부문도 지출 규모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6년 1000억원 수준이던 카카오의 연간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4600억원대로 4배 이상 늘었다. 

카카오의 수익다변화 전략은 성공적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신사업 부문은 전년동기대비 68% 성장하며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했다. 플랫폼 사업 내 매출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모빌리티 사업 투자 확대와 페이 결제 거래액 및 금융서비스가 성장한 덕분이라는 게 카카오측 설명이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에도 신사업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핀테크 분야인 카카오페이의 증권 영역 확대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기업용 종합업무플랫폼 '카카오워크'를 출시 통한 AI 솔루션 영역 진출이 주요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최근 신사업의 투자비 회수가 본격 시작됐다"며 "카카오의 테크핀과 콘텐츠 등 주요 부문이 최근 사회의 주요 키워드인 '언택트'에 부합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도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