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벤처캐피탈 설립 추진…규제완화 선제대응
홍범식 경영전략팀장 진두지휘
구광모 LG 회장(좌)과 홍범식 LG 경영전략팀 사장.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정부가 지주회사 체제의 대기업도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LG그룹이 정부의 법안 개정에 앞서 선제적으로 CVC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 홍범식, VC와 잇단 미팅…CVC 설립 자문 발품


19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LG는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VC) 핵심 관계자들과 잇단 미팅을 갖고, CVC 설립과 관련한 업계 자문을 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홍범식 ㈜LG 경영전략팀장(사장)이 실무를 맡아 일선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직접 CVC와 그룹 사업을 결합한 시너지를 살피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홍 사장은 매 미팅 자리마다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각별한 신경을 쓰고 사업을 점검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광모 회장 취임이후 첫 인사에서 영입된 홍 사장은 SK텔레콤 사업전략실장과 베인&컴퍼니코리아 글로벌디렉터(대표) 출신이다. 


국내 대형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홍범식 LG 사장이 최근 주요 벤처캐피탈의 문턱이 닳도록 찾아 다니고 있다"면서 "이달 중 미팅이 잡혀 있는 업체들만해도 여럿"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사장이 CVC 설립에 필요한 요건부터 인력구성, 운용 방향성, 최근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주목하는 투자처 등 기초부터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CVC는 대기업이 출자하는 벤처캐피탈을 의미한다. 지본력과 사업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이 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장기투자하고, 그 중 성과를 일군 스타트업을 인수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부의 CVC 규제 완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대기업 지주사에 대한 CVC 규제는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다. 현 법체제하에서 지주사가 CVC를 운영할 경우는 규제 대상이다. 국내 대기업 중 삼성(삼성벤처투자), 한화(옛 한화인베스트먼트) 등 지주사 체제가 아닌 대기업들만 CVC를 보유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지주사의 CVC 운영을 반대하는 측에선 자칫 대기업이 총수일가가 보유한 비상장 벤처회사에 자금을 쏟아 붓는 일감 몰아주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강하게 저지해왔다. 


우선 정부에서는 오는 7월까지 벤처 생태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일반지주회사도 CVC를 보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총수일가 지분이 일정 이상 섞인 곳 등에 대해선 투자를 막는 등의 조항이 붙은 제한적 허용 방침으로 결론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기술 확보 목 마른 구광모…국내 투자확대 물꼬 기대


재계에서는 이번 CVC 규제 완화가 결정될 경우 벤처투자 촉진과 함께 기업의 기술 경쟁력 확대에 크게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LG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CVC와 기술 확보에 부쩍 관심을 키워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보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실제 LG는 구 회장은 규제로 막힌 국내 대신 미국 실리콘밸리에 LG테크놀로지벤처스란 이름의 CVC를 설립하고 AI, 로봇, 자율주행 등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 출범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서 올 1분기까지 투자한 금액만 해도이미 4600만 달러에 달한다. 기술 확보에 대한 열망은 최근 구 회장 발언에서도 읽히는데, 그는 지난 달 LG사이언스파크를 찾은 자리에서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실패"라며 과감한 도전과 이를 통한 혁신기술 확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CVC는 단순 금융업의 의미를 넘어 기업의 혁신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창구"라며 "특히 대기업의 M&A 참여는 침체된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월 말 기준 ㈜LG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2160억원, 이를 포함한 유동자산은 1조513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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