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관' 사모펀드 두고…사전규제 vs 사후처벌 '팽팽'
금융당국, 사전 검사 및 규제 강화 카드 '만지작'…사모펀드의 공모펀드화 우려 '솔솔'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3일 14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민아 기자] 지난해 라임사태를 겪었던 금융투자업계에서 제2, 3의 사모투자펀드 부실이 불거지며 관련 규제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는 공모펀드에 비해 부실한 감시체계를 일정수준까지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모투자펀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사전 규제 대신 강력한 사후처벌 규정을 도입하는 게 효과적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또 터졌다...끝나지 않는 사모펀드 부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최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판매사에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 상품의 상환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당장 환매가 중단된 상품규모는 500억원 규모로 알려졌지만 추가적인 펀드의 만기도래도 이어지고 있어 환매 중단 펀드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총 6개 증권사를 통해 8000억원 가량 판매된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는 기업이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을 매출채권을 편입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마련됐다. 하지만 운용사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부실 채권에 투자하고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와 펀드 명세서까지 위조해 사무관리를 맡은 한국예탁결제원과 판매사를 속였다는 점이 알려지며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약 3000억원을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고 나머지 5000억원은 순차적으로 환매 중단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1조원대 환매 중단이 발생한 ‘라임사태’에 이어 사모펀드 관련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한 것이다.


◆잇딴 사모펀드 부실, 해법없나?


일각에서는 또 한번의 사모펀드 관련 사고 원인을 부실한 감시체계 탓으로 꼽고 있다. 급성장한 사모펀드 시장을 감시할 마땅한 방법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성장했다. 2008년 사모펀드 설정규모는 127조원으로 공모펀드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412조원으로 공모펀드(237조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됐지만 감시체계는 여전히 허술했다. 49인 이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별다른 공시 의무도 없고 다른 규제마저 공모펀드보다 완화된 수준에서 적용되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금융당국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도 했다. 2015년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 정책을 내세운 정부는 최저 투자 한도를 낮추는 동시에 사모펀드 설립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하고 설립 기준도 완화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의사결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펀드매니저 역시 공시되지 않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금융투자협회는 2010년부터 ‘펀드매니저 종합공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펀드매니저의 이력은 물론 이직 내역, 현재 운용 중인 펀드 현황, 과거 운용했던 펀드 현황 등을 투자자에게 알리며 펀드 운영에 대한 신뢰성 높이겠다는 목표다. 2017년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이후에는 펀드매니저의 이름과 총 운용경력, 현재 운용 펀드 현황(수, 규모), 과거 3년간 운용펀드 현황 등 일부만 공시됐지만 투자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에는 충분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결국 사모펀드만 운용하는 매니저나 비운용 매니저는 이러한 공시대상에서 제외되며 '깜깜이' 투자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사고 발생 후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사모펀드 현황 및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으며 사전 규제 의지를 내비쳤다. 시장규율 체계 확립을 통해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등 투자자보호 취약구조를 보완하고 금융당국의 감독·검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개선안의 골자다.


◆사모펀드 투명성 확보, 사전규제 VS.사후처벌


일각에서는 정책당국의 획일적 사전 규제 강화가 사모펀드의 공모펀드화를 이끄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모에 공모 영역의 규제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모펀드 운용사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신규 사업자들이 늘어나 경쟁이 격화됐다”며 “내부통제 능력은 떨어지지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조작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운용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은 이에 맞는 절차에 따라 처벌받은 뒤 투자자들에게 배상을 해주면 되는 부문”이라며 “개별 사모운용사의 문제를 사모펀드 전체로 확대해 규제의 문제로 본다면 공모펀드와 같은 규제로 강화해달라는 말밖에 안되고 시장을 없애라는 얘기와 같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최근 발표되고 있는 규제의 성격이 ‘사모의 공모화’로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로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기 보다 지난 4월 발표된 사모펀드 개정안이 어떤 방식으로 효과를 내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사모펀드에 적용하기에 상당히 강한 수준의 규제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사모펀드 관련 사고가 계속 발생하니 사모에 공모영역의 규제를 갖고 오지만 이보다는 사후처벌을 강화하는 방법이 더 바람직하다”며 “사모펀드를 사전적인 규제로 강화하면 사모처럼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있으면 책임을 무겁게 지고 처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사모펀드에 참여하는 최소투자금액 1억원이상의 적격일반투자자와 공모펀드에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는 상당히 다른 투자 행보를 보인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며 "서로 다른 구조의 상품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운용업계에서는 지속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사전 규제보다 오히려 강력한 사후처벌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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