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미르IP 소송' 승소…시즌1 해피엔딩
'中골리앗' 셩취 상대 쾌거…배상금 규모 최소 6000억 전망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위메이드가 연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올 들어 실적 개선과 함께 중국 게임사와의 지식재산권(IP) 소송에서 잇단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그 덕에 코로나19 경제 쇼크 속에서도 올 초 대비 주가도 15% 이상 뛰었다. 그간 오매불망 기다려온 중국 셩취게임즈(옛 샨다게임즈)와의 싱가포르 국제중재 결론도 최근 나왔다. 결과는 '승소'다. 


특히 이번 판결은 위메이드가 지난 4년 여간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여온 100건 남짓한 '미르의전설2' IP 소송을 단 번에 풀 수 있는 '슈퍼패스' 격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위메이드는 이를 기점으로 'IP 분쟁 시즌1'도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과정은 험난했지만 이들이 만든 시즌1의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 중재재판소 "셩취, '미르2' 서브라이선스 효력 無"


25일 위메이드는 '미르' 시리즈 옛 파트너인 셩취게임즈와 그 자회사 란샤정보기술유한회사를 상대로 2017년 5월 싱가포르 국제중재재판소(ICA)에 제기한 '미르의 전설2' IP 침해 중재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중재 판정부는 판정문을 통해 2001년 위메이드·액토즈소프트(셩취 한국 자회사)와 란샤 등과 체결한 '미르2' 소프트웨어라이선스협약(SLA)은 2017년 9월28일자로 종료됐고, 그 이후 서브라이선스에 대한 셩취 측 수권 권한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수권은 중국 법률용어로 특정인에게 권한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사실상 그간 위메이드가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입장 그대로가 인용된 셈이다. 셩취 등이 중국 게임사들에게 부여하는 '미르2' 서브 라이선스는 효력이 없고, '미르2' IP 홀더의 권리 침해하는 행위라는 위메이드의 주장이었다. 


특히 ICA의 중재 판정은 각 국 법원의 판결문과 동등한 효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위메이드와 셩취간 IP 분쟁은 사실상 위메이드 측 승리로 결론난 것으로 볼 수 있다. ICA 중재는 단심제다. 또한 이번 중재에서 셩취가 최근까지 수권을 행사해 온 '미르2'는 물론 이를 모방해 제작한 '전기세계'에 대해서도 셩취의 라이선스 권한이 없다는 내용까지 포함되면서 위메이드 측에 상당히 유리한 방향으로 중재가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 스텝은 셩취의 불법 수권행사로 입은 손해배상 규모를 산정하는 단계다. 손배 규모는 중재 과정에서 거론됐던 게임들이 실제 IP 홀더의 권리를 침해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6~9개월 가량 소요 예상)를 거친 후 최종 산정되는데, 시장에서 추산하는 금액만 해도 수천억원대 수준이다.


'미르2'는 국내로 따지면 '리니지'급 게임이다. 중국 특성상 시장에서 활개치고 있는 불법게임만 해도 수 천 개라는 이야기다. 실제 최근 몇 년 새 위메이드가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내린 불법 게임들만해도 1400개가 넘고, 이 가운데 위메이드가 중재를 신청한 게임만 헤아려도 160여종(셩취가 불법 라이선스를 준 게임)이다. 


위메이드 측은 손해배상금 규모에 대해 "아직은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다만 위메이드에서 IP 계약을 체결할 때 게임 한 작품당 미니멈 개런티로 100억원을 제시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1조원대, 합의과정을 거쳐 금액을 낮추더라도 수천억원대 배상금을 수령할 것으로 추정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역시 그간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셩취와의 소송 결과가 나오면 약 5억 달러(약 6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 역시 이러한 관측에 힘을 보탠다.


◆ 난제 풀은 위메이드, 남은 소송 수십건이지만 '장미빛 전망'



위메이드는 2017년부터 한국과 중국 등을 오가며 집중적으로 미르 IP 소송전을 치러왔다. 이미 작년 5월 기준 소송건수만 70여건이 넘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송이 셩취 측 수권 보유 주장과 맞물린 사건들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남은 소송들은 큰 어려움 없이 풀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가 셩취 중재 건이 마무리 지어진 시점을 '시즌1'이라고 표현한 것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중국은 여전히 친밀성을 의미하는 '꽌시'라는 독특한 인간관계 문화가 유지되고 있는데, 현지 게임업계에서 힘깨나 쓴다는 셩취가 라이선스 권한을 주장하면서 이 회사에 얽혀 있는 다른 기업들도 덩달아 등을 돌리는 모양새를 연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불법게임들은 그들대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수권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맞소송을 걸고, 위메이드와 직접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조차 어느 날 갑자기 로열티를 입금하지 않고 로열티 지급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열티를 의도적으로 지불하지 않다가 지난 4월과 5월 연이어 위메이드에 패소, 3000억원 가량을 배상하게 된 킹넷과 그의 자회사 건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싱가포르 중재법원의 셩취 중재건을 통해 위메이드의 '미르2' 저작권 소유가 최종적으로 인정됐다"면서 "대부분의 소송들이 셩취의 주장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재판들도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37게임즈와 진행하고 있는 IP 침해 관련 최종심 또는 합의 역시 낙관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전기상점' 등 라이선스 사업 날개


이번 소송을 통해 '미르2'에 대한 위메이드의 권리가 보다 명확해진 만큼 하반기부터 관련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 파트너사 외 신규 라이선스 계약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르2' IP 게임들을 위한 전용 오픈마켓인 '전기상점' 구축작업은 물론 불법게임의 양성화 작업을 통한 실적 개선 강도 또한 높아질 공산이 크다. 이 사업들은 그간 현지에서의 셩취 입김 탓에 영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던 프로젝트다.


실제 지난 2월 판교 본사에서 만난 장 대표는 기자에게 "이름만 대면 알만한 중국 게임사들이 전기상점 사업에 관심을 보이곤 있는데, 중재법원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다들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재결과만 나오면 사업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었다.


그러면서 "위메이드에 미르 IP 권한이 있다는 걸 법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지난한 소송의 '시즌1'이라면, 시즌2부터는 미지급 로열티를 회수하는 한편 미르 IP를 게임을 비롯한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셩취 건 외에 '미르2' 로열티 미지급 건으로 지난 4월 싱가포르 중재법원에서 승소 결과를 받아 들었던 중국 킹넷 자회사 지우링과의 중재는 최근 집행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위메이드는 이 건에 책정된 배상금 825억원의 경우 연내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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