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본인인증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패스(PASS)'의 등장으로 이제 지갑이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패스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이하 패스 면허증)'를 직접 체험해 본 결과, 가입은 빠르고 간편했다. 패스 앱 설치 후 회원가입을 하면 오른편에 '운전면허' 서비스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촬영 기능으로 본인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정보가 인식돼 입력된다. 블록체인 기술은 여기서 쓰였다. 패스와 경찰청 운전면허 시스템을 블록체인으로 연동해 운전면허증 정보와 진위여부가 검사된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에 등록된 실제 면허증 사진이 앱에 등록되게 해 타인의 사진이나 정보로 면허증을 위·변조할 가능성을 차단했다. 앱 설치 후 운전면허증 등록까지 5분도 걸리지 않는데다 과정 또한 간편했다.

등록된 운전면허증을 실제로 사용하려면 패스 앱에 접속해 지문인식을 하고 하단의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누르면 된다. 패스 면허증은 운전면허증에 등록된 본인 사진과 이름, QR코드, 바코드로 구성됐다. 인증 화면 위에 상시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적용해 화면 캡쳐를 차단하고, 화면을 켠 후 60초가 지나면 코드를 초기화해 도용 위험을 낮췄다. 서비스 사용이력을 확인할 수도 있다. 만약 면허증의 갱신 기간이 초과됐더라도 등록은 가능하지만 사진 옆에 '초과' 표시가 뜬다.

패스 면허증은 먼저 전국 CU편의점과 GS25편의점 매장에서 주류나 담배 판매 시 미성년자 확인을 위한 신분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편의점 매장에 문의해 보니 "주류 구입 시 패스 면허증으로 신분증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7월부터는 전국 27개 운전면허시험장에서도 운전면허증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 경찰청은 향후 경찰 검문, 국내선 공항, 공유킥보드, 카셰어링 서비스 사용시에도 패스 면허증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자체는 쉽고 간편하지만 즉각 실물 신분증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나 담배 구입, 경찰 검문과 여러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외에도 신분증은 다양하게 활용된다. 병원진료,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 업무, 전입신고, 공연 티켓 수령, 유흥업소나 숙박업소 이용 시 실물 신분증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모바일 신분증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긴 시간 동안 사회적 합의와 여러 기관 및 업체의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익과 입사시험 등 각종 시험을 치를 때 모바일 신분증이 실물 신분증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시험장에서는 스마트폰을 소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출입증 대신 신분증을 맡기는 경우에도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았을 때 스마트폰을 대신 맡길 수는 없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하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신분증을 항시 갖고 다녀야 했던 불편함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서비스에 대한 대중의 호응도는 높다. 이미 패스 가입자는 3000만명을 넘었다. 패스 면허증이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머지않아 주민등록증, 여권, 기업 출입증까지 모든 신분증이 모바일 기기에 담기는 '지갑 없는 사회'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