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의 회사채·CP 선매입…시장내 존재감 '無'
증권업계 "선매입, 지원대상 넓히고 충분한 사례 쌓여야"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채권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의 회사채·기업어음(CP) 선매입 프로세스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이 시행된 지 2주가 지났지만 시장에서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저신용 기업 지원하는 선매입…"효과 미미"


산은은 지난 10일 저신용등급 회사채·CP 매입을 위한 내부 절차를 승인하고 선매입 프로세스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매입 대상은 신용등급이 AA~BB급인 회사채와 A1~A3급인 CP·단기사채다.


산은은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 매입기구(SPV)' 발족 전까지 선매입을 진행하며 저신용 기업의 '돈맥경화'를 막고자 했지만, 업계에서는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산은이 회사채를 선매입 한다는 개념이 낯설고 공모에서 선매입으로 참여한 사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산은에서 채권 인수 프로그램이 처음 나왔을 때 선매입을 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실제로 진행됐단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선매입 프로세스는 산은이 기존 운영했던 회사채·CP 지원 프로그램의 적용대상을 저신용등급 기업까지 넓힌 제도다.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이 새로 만들어진 건 아니다.


산은 관계자는 "기존 지원 프로그램과 형태가 같지만 적용 대상이 넓어진 구조라 투자자 입장에서 효과를 느끼지 못했을 수 있다"며 "최근 AA급 우량채를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신용 등급에 속하는 BBB급 회사채나 A3급 CP의 물량 자체가 적은 상황이지만 선매입을 원하는 기업은 꾸준히 있다"고 덧붙였다.


◆證 "지원 대상, 보다 유연해져야"


시장에서는 산은의 선매입 프로세스가 가시적인 효과를 주려면 지원 기준을 지금보다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산은의 지원 프로그램은 신용등급 전망이나 연매출처럼 겉으로 보이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제조업이나 관광업은 선정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등 융통성 있게 대상을 선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분한 선례도 필요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산은이 선매입으로 제시하는 물량이나 매수가에 대한 참고 사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SK증권 관계자는 "발행사나 투자자 사이에서 선매입에 관한 실질적인 조건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며 "지원 프로그램이 가시적인 효과를 얻으려면 산은이 선매입으로 몇 개나 들어오는지, 가격은 어떻게 제시하는지 같은 정보들이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알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신용 등급 기업 지원을 위한 선매입 프로세스는 SPV가 출범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산은 관계자는 "SPV 출범 이후 선매입 제도를 어떤 방식으로 운용할지는 현재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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