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프리즘
'정부 부담을 민간으로 떠넘기면···'
아시아나항공 M&A 두고 HDC현산에 지나친 압박 말아야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6일 11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한 때 재계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쇠락 배경을 글로벌 금융위기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명동 기업자금시장 참가자들은 대부분 '총체적 승자의 저주'라고 단언한다.


첫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감당할 수 없는 빚으로 몸집을 불렸다가 심각하게 건강을 해쳤다. 여기까지는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둘째는 인수 후 통합(PMI)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된 후에도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지시에는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다시 대우건설을 토해내기 전까지 경영자의 철학이나 기업 문화에 대한 공감을 얻어내지 못했다. 운송과 물류의 통합이라는 점에서 대한통운 인수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PMI 과정을 제대로 시행도 하기 전에 재무적 위기를 맞았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금수급이나 PMI 면에서 정교하지 못한 M&A를 실행한 셈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위기는 현재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M&A는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인수자로 나섰으나 예상치 못한 부채 급증과 코로나19 여파로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주식매매계약(SPA) 기한을 불과 이틀 남겨두고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회동을 가졌다. 


정 회장은 채권단의 압박에 원론적인 대응만 했을 뿐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이 회장과 마주했다. 이번 회동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정부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게 뒷말의 요지다.


명동시장 참가자들은 HDC현산이 정부의 직간접적인 압력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단순히 '승자의 저주' 사례를 추가하는데 그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대한항공에 비해 아시아나항공의 수익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왜 HDC현산이 인수에 나섰는지 의문 부호를 붙이는 참가자들도 많았었다. 


채권단이 인수자금 일부를 깎아주더라도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해야 할 자금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동반부실 가능성도 농후한 셈이다. 


물론 HDC현산이 손을 떼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정부 부담은 더 커진다. 국적 항공사가 무너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른 민간 기업에 그 부담을 떠안기면 중장기적으로 더 큰 국가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명동 시장의 시각이다.


명동 시장의 한 참가자는 "이스타항공 M&A에도 정치적인 결정이 날 수 있다는 얘기가 돈다"며 "정치권과 정부는 국가 경제 전체를 놓고 봐야 하는데 당장의 기업 살리기와 여론 눈치만 보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참가자는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재난 상황에서는 정부가 국가 경제를 주도할 수밖에 없다"며 "HDC현산과 협상하되 아시아나항공의 국영화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참가자는 "정부의 부담을 민간으로 넘기면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지적했다.  


※ 어음할인율은 명동 기업자금시장에서 형성된 금리입니다. 기업에서 어음을 발행하지 않거나 거래되지 않아도 매출채권 등의 평가로 할인율이 정해집니다. 기타 개별기업의 할인율은 중앙인터빌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공=중앙인터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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