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 EV 배터리 협력 강화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공장서 회동…차세대 배터리·미래 신기술 개발 공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우)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사진=현대차그룹)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전기차(EV) 배터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7일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과 함께 충청남도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공장을 방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재원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장동현 SK㈜ 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대표 등과 함께 정 부회장 일행을 맞았다. 


정 수석부회장의 이날 회동은 지난 5월 첫 행보에 나섰던 전기차 배터리 체계 구축 공고화의 연장선이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삼성SDI와 LG화학의 생산시설을 직접 둘러보는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나며 전기차사업에 대한 협력관계 구축에 공을 들이던 상황이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전략'에 따라 차량 전동화 분야에 향후 6년간 약 10조원을 투자하고, 기아차는 전기차 풀 라인업을 갖춰 2026년까지 전 세계시장에서 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의 안정적 공급이 필수적인데, 최근 연이은 회동을 통해 공급망 체계를 보다 공고화하는 성과를 얻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날 최태원 회장과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Battery as a Service)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인 흑연 또는 실리콘을 리튬 매탈로 대체해 에너지 밀도를 1000wh/L 이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다. 주행거리 확대와 차량 경량화에 따른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력 반도체는 최소한의 전력으로 배터리 구동시간을 늘려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반도체다. 현재는 대부분을 수입해 사용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SK그룹은 지난해 미국 듀폰사로부터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을 인수하는 등 전력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차세대 경량 소재는 금속 소재를 대체하는 동시에 기존 플라스틱 소재보다 재활용이 쉬운 플라스틱 복합소재를 뜻한다. 차내장과 배터리 팩에 경량 소재가 사용되면 차량 전체의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올라가고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를 상용화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 일행은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 내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의 조립 라인을 둘러봤다. 지난 2012년 준공한 서산공장은 연 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췄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EV 등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2021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으며, 현재 최상의 성능 확보를 위해 협업 중이다. E-GMP 기반의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SK이노베이션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차 전용 모델의 특장점들과 결합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 전기차시장에서 선전 중이다. 지난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지난달까지 국내외시장에서 누적 28만여대 판매를 기록했다. 전기차 전문 매체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고,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 전기차 50만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배터리,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라며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측은 "이날 회동은 그동안 전기차·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양사가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서 협력을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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