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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덫에 빠진 판매사
김세연 기자
2020.07.08 09:36:53
①전형적 다단계 사기···사모펀드 제도 허점에 펀드 검증 한계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7일 16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른바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는 자본시장 시스템의 허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사기 사건으로, 예상치 못한 유럽 금리 변동에 손실이 발생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나 단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부실 자산을 매입하고 폰지 사기 등에도 연루된 라임자산운용 사태와도 다르다. 판매사, 수탁은행, 사무수탁사 등을 서류 위조로 감쪽같이 속이고 수천억원을 3년 가까이 제멋대로 굴려댔다. 하지만, 시스템의 허점을 탓하기 전에 중간에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는 과정도 있었다. 그 확인 단계도 놀라울 만큼 간단하다. 이에 따라 팍스넷뉴스는 옵티머스 사태의 진정한 사실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제2의 라임사태'로 불리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 사태가 철저히 준비된 희대의 사기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라임 사태와 마찬가지로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를 지적하며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펀드 기획 당시부터 투자 대상 바꿔치기를 염두에 두고 철저한 준비에 나섰던 정황이 속속 밝혀지며 판매사와 투자자 모두가 예고된 덫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란 분석이 금융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대규모 상환 연기가 불거진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이하 옵티머스 크리에이터)'이 판매된 시점은 지난 2019년 6월이다. 하지만 해당 상품은 옵티머스가 사모펀드 운용사로 탈바꿈한 2018년부터 기획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옵티머스는 2018년 1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옵티머스안정형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을 처음 선보였다. 공기업과 거래하는 기업들의 매출채권을 만기전 할인된 가격으로 사들이며 차익을 거두는 상품이다. 목표 수익률이 3~4% 안팎에 그쳤지만 투자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강조되며 각 PB센터에서 개인투자자 대상 펀드 설정 요구가 줄을 이었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지속해서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펀드의 안정성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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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소영업자본액 미달로 적기 시정조치 대상 지정 우려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2018년 하반기부터 옵티머스의 상품 구조는 변화되기 시작했다. 공공기관의 확정 매출채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옵티머스가 투자 대상을 부실기업이나 대부업체로 채운 펀드를 본격적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쯤으로 볼 수 있다. 


옵티머스는 변화된 펀드의 판매사로 NH투자증권을 점 찍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년여간 성과를 거둬온 펀드로 개인 투자자의 선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옵티머스의 제안을 외면할 필요가 없었다. 짧은 만기에도 고객제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여겨졌다. 


물론 펀드의 위험등급(5등급)에 대한 적정성 여부과 공공기관 확정매출채권의 지속적 소싱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미 다수의 매출채권펀드를 운용하며 안정성을 보였고 시장내 매달 200억원 규모의 펀드 설정을 이어온 옵티머스의 트랙레코드를 고려할 때도 별다른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이전 시범삼아 총 27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H 스타일 21, 22호'를 판매하며 안정성을 점검했다. 테스트 상품은 선풍적 인기를 끌며 완판됐고 3.5%의 수익률로 상환까지 이뤄졌다. NH투자증권은 꼼짝없이 옵티머스가 던진 '덫'에 빠져들게 된 결정적 순간이다. 


옵티머스는 판매사가 펀드 운용과 관련 내용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사모펀드 제도를 적극 활용해 NH투자증권 등 판매 증권사의 점검을 피했다. 판매사는 편입자산과 관련해 운용사에 명령, 지시, 요청할 경우 OEM펀드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운용사의 판단과 보고를 무조건 신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옵티머스는 이후 NH투자증권이 라임 사태이후 재차 운용관련한 각종 서류의 확인을 요구했음에도 위조된 서류(매출채권 양도계약서, 양도통지 도달확인서)를 내밀며 위기를 넘겼다. 펀드명세 내역 역시 옵티머스가 이미 예탁결제원에 등록하는 매출채권명을 바꿔치기 해놓은 만큼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옵티머스 사태는 라임과는 달리 운용사의 일탈에 판매사(NH투자증권 등), 수탁사(하나은행), 사무수탁사(예탁결제원)의 제도상 업무적 한계에 따른 것"이라며 며 "몇몇 펀드의 성과를 통해 피해자들을 끌어드린 이후 결정적 피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사기' 수법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2015년 이후 꾸준히 제기되는 사모펀드 시장의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구조적 개선 노력이 불가피하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내놓은 사모펀드제도 개선 방안의 정착이 빠른 시일내 이뤄져야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사모펀드 시장의 부작용 방지를 위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방안에는 ▲판매사의 펀드 운용점검·시정요구 ▲수탁기관 및 PBS 증권사의 운용사의 위험 및 부당행위 감시 ▲운용사의 내부통제 강화 및 외부감사 의무화 ▲적격 일반투자자 대상 분기별 자산운용보고서 제공 등 시장규율 체계 확립 방향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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