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프리즘
P2P·불법사금융의 '돌려막기 늪'
고수익 쫓는 자금 넘쳐···묻지마 투자도 문제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14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명동 기업자금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인으로부터 투자 상담 요청을 받았다. 80세가 넘은 고령의 부부는 1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자문사에 맡겼다. 하지만 2개월이 넘도록 이자는 지급되지 않았고 투자자문사 담당자의 연락처는 모 생명보험사의 GA대리점 관계자로 돼 있었다. 노부부는 그제야 원금 회수에 나섰는데 어떻게 해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방법조차 알 수 없었다. 이런 내용의 상담을 받은 시장 관계자는 감독 당국에 민원을 넣는 한편, 사법 절차도 밟으라고 조언했다.


그럴듯하게 작성된 해당 투자 약정서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는 일임매매를 포함하고 있었다고 한다. 일임매매를 할 때는 투자 대상의 종류, 수량, 가격, 방법 등에 대한 고객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 절차는 무시됐다. 한마디로 노부부는 원금보장은 물론, 고수익(연 10%) 약속을 믿었다. 일임매매라는 용어조차 몰랐다고 한다.


이 시장 관계자는 라임, 디스커버리, 옵티머스 등 제도 금융권에서 벌어진 금융사건·사고로 금융다단계, 불법사금융,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등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금융용어조차 모르는 고령의 이자생활자들이 투자시장으로 몰리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사기사건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도 기자에게 P2P 관련해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할 정도다. 낮은 연체율을 자랑하며 투자금을 모은 후 부실자산에 투자하고 다른 투자금으로 돌려막기를 하며 연체율을 관리하는 P2P 업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결국, 해당 업체들은 '돌려막기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


감독당국도 이러한 현실을 인지해 하반기 사모펀드, P2P, 유사금융업자, 불법사금융 및 보이스피싱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서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명동 시장의 다른 관계자는 "불법사금융은 말할 것도 없고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계속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 전문업을 영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동성이 넘치는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 돈을 벌지 못하면 바보'라는 말도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잘 모르면서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문제"라며 "제도 금융권에서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채권금리에 연동하는 파생결합펀드(DLF) 사례에서 봤듯이 100% 안전한 투자처란 없고 고수익 보장은 무조건 의심하고 봐야 한다"며 "시중 자금이 실물 투자로 이어지게 하는 정부의 대책 부재도 아쉽다"고 지적했다.


※ 어음할인율은 명동 기업자금시장에서 형성된 금리입니다. 기업에서 어음을 발행하지 않거나 거래되지 않아도 매출채권 등의 평가로 할인율이 정해집니다. 기타 개별기업의 할인율은 중앙인터빌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공=중앙인터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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