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 만기보유증권 매도가능으로 재분류 검토
재분류 조정시 RBC 190%→350% 이상 높아져


[팍스넷뉴스 김현희 기자] NH농협생명이 이르면 올 하반기 33조원 규모의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재 보험금지급여력비율(RBC) 190% 수준을 최대 300% 이상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최근 NH농협금융지주에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 조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만기보유증권이란 만기가 확정돼있고, 만기일까지 보유하도록 돼있는 채권을 말한다. 매도가능증권이란 매도를 위한 목적으로 매입한 채권이다. 만기보유증권과 달리 주기적으로 가치를 평가하며, 평가시 공정가치로 장부에 계상한다.


농협생명은 지난 1분기 말 현재 33조4000억원 수준의 만기보유증권을 갖고 있다. 매도가능증권 규모는 16조7880억원 수준이다.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 조정하면 만기보유증권 매입시 금리와 현재 금리를 비교해 평가손익이 발생한다. 현재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만기보유증권 중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면 평가익이 높아진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농협생명이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 조정하면 현재 190% 수준인 RBC가 350%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협생명도 지난해 증자 등 자본확충을 검토하다가 지주사 부담이 적은 채권 재분류 조정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협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지주와 증자 여부를 검토해왔지만 지주사 부담 등으로 다른 방향의 검토를 시작했다. 원래 농협생명은 아직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채권 재분류까지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지주사에게 증자받는 등 신규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는 비용 측면에서 채권 재분류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문제는 금리 전망이다. 지금처럼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진다고 하면 채권 재분류 조정으로 평가익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반대로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자칫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채권 재분류 조정은 한 번 할 경우 3년 내에는 다시 조정할 수 없다.


NH농협금융지주도 이같은 채권 재분류 조정이 '양날의 검'이라는 점을 유념하고 검토 중이다. 지주사 내에서 일단 검토가 끝나야 농협생명이 이사회를 열고 결정할 수 있다.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하면 자산-부채 만기 듀레이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지만 농협생명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생명의 한 관계자는 "지주사 측에서 검토 중인 사안으로 지주사의 결정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2023년 IFRS17 도입시 모든 자산이 시가평가 되기 때문에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할 필요성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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