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내식 사업부에 지분 남긴다
유동성 확보 및 사업부 재인수 기대…한앤코는 사업 안정성 및 회수 수단 확보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5일 10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대한항공


[팍스넷뉴스 심두보 기자] 대한항공이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사업부(이하 기내식 사업부) 매각을 위해 한앤컴퍼니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사업부의 본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만큼 대한항공도 떨어져 나갈 기내식 사업부 법인의 주요 주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업부 매각자인 대한항공이 기내식 사업부 인수에 에쿼티 투자자(Equity Investor)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 마감 시한을 정하고 협의를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한앤컴퍼니는 ▲재무적 투자자의 투자 회수 옵션 ▲대한항공의 사업부 재인수 조건  ▲향후 사업부 운영 방식 등을 핵심 사안으로 두고 심도 깊은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거래 구조는 기내식 사업부의 실적이 대한항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대한항공 역시 이 사업부를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한앤컴퍼니는 투자 회수의 통로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 사업부의 본사 의존도 높아…PEF 수익률 보존 방편 필수


구조를 기획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주주간계약을 통해 대한항공이 우선매수권 혹은 콜옵션(Call option, 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한앤컴퍼니는 풋옵션(Put option, 조기상환청구권)과 드래그얼롱 옵션(Drag Along, 동반매도청구) 등을 확보하는 식이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되고 수익성을 확보한 뒤 다시 사업부를 찾아올 수 있고, 한앤컴퍼니 입장에선 사업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하방 위험(Downside risk)을 대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업부는 구조조정을 거치게 된다.


기내식 사업부의 대한항공 항공기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다. 지난해 외국 항공사에 기내식을 납품해 벌어들인 수익은 최대 910억원이다. 반면, 대한항공 내 매출 규모는 최소 3000억원에서 4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외부 및 내부 매출을 합하면 대략 4000억원에서 5000억원의 매출 규모다. 기업가치 산정 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멀티플 10배와 영업이익률 20%를 가정하면, 기내식 사업부의 가치가 대략 9000억원에서 1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수치가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이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외항사의 국내 진입과 대한항공의 해외 취항이 모두 급감했다. 특히 두 끼 식사를 제공하는 장거리 노선이 활력을 잃었고, 기내식 단가가 비싼 비즈니스석의 탑승률도 덩달아 하락했다. 4월과 5월의 여객 수가 올해 말까지 유지될 경우, 대략 480만명이 대한항공을 이용하게 된다. 이는 2019년에 비해 82.7% 감소한 수치다. 하늘길이 그나마 열려 대한항공 여객이 1000만명까지 증가해도, 전년 대비 64% 감소라는 결과값이 나온다. 기내식 사업부의 매출도 절반 이상 하락할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기내면세품 사업도 마찬가지다. 관광객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면세품 소비 감소폭은 승객 감소폭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내면세품 사업은 특성상 대한항공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업이 언제 코로나 19 이전까지 회복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앤컴퍼니가 최소한의 수익률을 지킬 수 있는 장치는 필수"라며 "이번 거래의 본질은 대한항공이 현재의 위험을 사모펀드를 통해 미래로 이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항공업이 구조조정을 겪는 상황에서 끝까지 버틴 항공사가 더 많은 과실을 얻게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고 평가했다.


출처=아시아나항공


◆ 전세계 항공업 구조조정 중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5월 공개한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항공 여객 수는 2019년에 비해 50%에서 5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에도 2019년 기준 여객이 5%에서 10% 적을 것으로 S&P는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는 코로나 19가 효과적으로 통제되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항공 여행은 2020년에도 여전히 5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 19가 재유행한다는 비관적인 시나리오의 경우, 2023년이나 그 이후에도 항공 여행 수요는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전 세계 항공사의 파산 및 구조조정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인력 45%를 구조조정한다고 밝혔고, 루프트한자도 직원 1만명을 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항공사 아에로멕시코는 지난달 30일 파산을 신청했다. 중남미 2위 항공사인 아비앙카홀딩스도 지난 5월 뉴욕 남부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회생절차를 밟던 호주 항공사 버진 오스트레일리아는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에 경영권을 넘기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항공사의 파산신청과 구조조정 행렬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 항공사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사업부 및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 했으나 코로나 19 사태 후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또 여러 항공사는 무급휴가와 순환근무 등을 통한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한국항공협회에 등록된 우리나라 항공사는 모두 14곳이다. 업계는 이중 일부는 장기화된 침체 속에서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 이후 생존한 대형 항공사의 경쟁 우위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소형 항공사가 시장에서 퇴출되고, 새로운 항공 산업의 '뉴 노멀(New Normal)'에 적응한 몇몇 항공사가 재편된 산업에서 수익을 향유할 것이란 시나리오다. ▲가성비보다 건강과 안전에 대한 선호 ▲공항의 전염병에 대한 강력한 통제 ▲예측하기 어려운 항공 수요 ▲높은 항공사의 재무안정성 규제 등이 항공 산업의 뉴 노멀로 꼽힌다.


회계법인에서 항공산업 컨설팅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이번 항공업의 위기는 이전 그 어떤 금융위기 때보다 그 강도 훨씬 세다"며 "항공사 규모에 관계없이 운용비를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항공산업은 코로나 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