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체인 만드는 한앤컴퍼니, 위기 속 활로 모색
코로나19로 제동…장기적으로 저가에 인수, 저변 확대 기회


[팍스넷뉴스 심두보 기자] 국내 대표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의 호텔 체인 구상이 코로나 19 벽 앞에 섰다.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한편, 장기적으로 호텔을 싸게 인수할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추가 호텔 인수와 위탁운영 계약 등을 통해 라한호텔 체인의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한앤컴퍼니는 부동산 가격이 높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선 위탁운영을 통해, 지방에선 호텔 인수를 통해 각각 입지를 다진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만 당장 인수를 검토하는 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앤컴퍼니는 시간을 두고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7년 9월15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라한호텔(前 호텔현대)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가격은 2000억원이다. 라한호텔은 경주, 울산, 목포에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이듬해 사모펀드는 라한호텔전주(前 호텔르윈)와 라한호텔포항(前 베스트웨스턴포항)을 연이어 사들였다. 두 호텔의 인수가격은 각각 1000억원과 6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또 라한호텔은 현대중공업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강릉의 씨마크호텔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라한호텔은 인수한 호텔에 대해 크고 작은 리모델링도 진행했다. 라한호텔은 지난해 5월 동부건설에 570억 9000만원 규모의 라한셀렉트 경주의 리모델링 작업을 맡기기도 했다. 이들은 한앤컴퍼니가 세운 한앤코호텔홀딩스 유한회사 아래에 뭉쳐 하나의 호텔 체인으로 성장하고 있다.


회계법인 기업재무자문 부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호텔 영업권(operation)의 가치를 키우는 게 목적"이라며 "이를 위해선 소유 및 위탁운영 호텔의 수를 지금보다 크게 늘려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더불어 '라한호텔'이라는 브랜드 가치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19에 직격탄 맞은 국내 호텔업


코로나 19는 모든 관광 관련 사업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라한호텔도 예외는 아니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라한호텔의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악화됐다. 지난 2월 코로나 19 위기가 본격화되자 서울 호텔의 공실률은 80%까지 크게 늘었다. 이후 내국인의 관광 수요는 회복되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5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3만 861명(잠정치)으로, 이는 전년 동월 대비 97.9% 감소한 수치다. 관광수입은 4억3000만달러(잠정치)로, 이 역시 전년 동월 대비 77.8% 하락했다. 다만, 서울의 특급 호텔이 직격탄을 맞았다면, 모든 호텔을 지방에 둔 라한호텔의 실적 악화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다.


특히 라한호텔 체인 중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 그리고 라한호텔 포항은 각각 현대중공업 조선소,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포스코 제철소 인근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들 호텔은 기업에 방문한 외국인 및 내국인 임직원을 주요 고객 중 하나로 두고 있다.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와 기업의 출장 제한 등의 영향으로 비즈니스 고객 수요는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19의 영향은 있지만, 선박을 인도해야 하는 입장에서 현장 방문을 하지 않을수도 없다"며 "오히려 더 장기투숙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경주, 울산, 목포에 호텔을 둔 라한호텔의 실적은 코로나 19 사태 이전에도 주춤했다. 2016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매년 소폭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2016년 835억원에서 2017년 821억원으로, 다시 2018년 724억원으로 줄었다. 2019년 라한호텔은 656억원의 매출과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앤코호텔홀딩스는 라한호텔 인수 이듬해인 2018년 유상감자로 1000억원을 빼낸 뒤 그 빈자리를 980억원의 장기차입금으로 메워 부채와 자본총계를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그리고 2019년과 올해 2월 유상증자를 통해 총 620억원을 다시 라한호텔에 투입했다.


출처 = 글래드호텔앤리조트


◆호텔 매물 다수 출회…한앤코엔 저가 매수 기회 될 수도


당장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장기적으로 호텔 체인의 완성을 꿈꾸는 한앤컴퍼니에게 코로나 19 사태는 기회로도 인식된다. 호텔을 팔고자 하는 기업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기 때문. 반대로 수익성이 악화된 호텔을 사려는 원매자는 딱히 많진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가격적인 측면에서 한앤컴퍼니가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한진칼이 지분 100%를 보유한 칼호텔네트워크는 지난해 1110억원 매출과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서귀포 칼 호텔과 제주 칼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 지역 호텔의 공실률은 코로나 19 사태 이전에 가깝게 회복된 상태여서 매력적인 M&A 대상으로 거론된다. 호텔은 항공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업이어서 한진칼이 이 자산을 시장에 내놓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대우건설의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은 이미 오래된 매물이다. 대우건설의 대표적인 비핵심 자산인 이 호텔은 321실의 객실을 두고 있는 5성급 호텔이다. 호텔 운영사인 대우송도호텔은 지난해 1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00% 주주인 대우건설은 지난 5월 29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호텔 매물은 시장에 꽤 나와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워커힐처럼 대기업 계열이 개별 호텔을 팔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중견기업의 호텔·리조트 계열사나 나홀로 호텔 등은 잠재적 매물"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대림산업은 글래드호텔앤리조트를 완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일각에선 매물 가능성도 점친다. 이 회사는 2019년 1001억원의 매출과 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서울과 강원도 정선, 그리고 제주도에 호텔과 리조트, 그리고 골프장을 두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5년 GLAD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신사업으로 호텔업을 키워왔다.


전국에 위치한 3성급 이상 호텔은 352개(2018년 말 기준)에 달한다. 5성급과 4성급 호텔은 각각 95개와 65개다. 3성급 이상 중 서울시 내에 위치한 호텔은 총 148개다. 


글로벌 산업 데이터 분석업체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랠프 홀리스터(Ralph Hollister)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6일 홈페이지를 통해 "소규모 호텔은 현금 보유액이 엄청난 속도로 고갈될 것이며 코로나 19 사태 이후에 생존을 위해 대형 호텔과 결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체크인할 때 홍채와 얼굴 인식을 활용하는 등 사람과의 접촉 빈도를 제한하기 위한 기술이 호텔 체인에 도입되고 있다"면서 "자본과 브랜드 파워를 지닌 호텔 체인이 재편되는 호텔 산업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