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세진 기자] 화장품 기업 클리오가 8월초 새 이커머스 플랫폼 론칭을 앞두고 있다. 최근 라이브커머스 기업 지분을 인수한 클리오는 빠르게 성장하는 라이브커머스 산업의 운영 노하우를 학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판매 창구 다변화의 효과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화장품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클리오는 라이브커머스 기업 이피엔스와 함께 8월초 이커머스 형태의 플랫폼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클리오는 7억원을 들여 이피엔스의 지분 19%를 취득했다. 이피엔스는 이커머스 플랫폼 시스템 개발 인력과 영상콘텐츠 제작 전문가가 모여 설립한 업체로 VOD 스트리밍, UI·UX 기반의 라이브 방송 시스템, 컨텐츠 제작 솔루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 론칭하는 플랫폼에서는 클리오의 제품은 물론 130~150개 화장품 브랜드의 판매가 이뤄진다. 기존 유통 채널과 달리 인플루언서, 개인판매자, 개인 크리에이터 등이 직접 판매자 위치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며 소비자와 소통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클리오는 이피엔스 지분 인수에 이어 라이브커머스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 지분 인수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확대에 대한 니즈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클리오가 800억원대의 현금성 자산을 토대로 관련 업체의 지분 투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클리오의 이같은 신사업 행보는 최근 1인 미디어, V커머스 등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전통적인 화장품 판매 창구가 붕괴하고 있는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클리오의 2분기 매출에서 소셜커머스, 자사몰 등의 디지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29.8%로 헬스앤뷰티스토어(H&B)의 비중(23.7%)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클리오가 CJ올리브영 등의 색조화장품 카테고리에서 늘 선두를 차지하며 오랫동안 H&B스토어의 강자로 군림해 온 것을 감안할 때 디지털 채널의 무서운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같은 선상에서 클리오의 추가 지분투자는 최근 '라방(라이브방송)' 등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 10~20대를 선제적으로 공략하고 관련 산업의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클리오는 오프라인 채널의 부진한 매출을 타개하고, 비대면 소비 트렌드 부상 속에서 클리오 제품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의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실제 최근 클리오는 부진한 오프라인 점포를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있어 이같은 온라인 플랫폼 강화 방침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클리오는 자사 브랜드 클리오·페리페라·구달을 판매하는 전문 뷰티 편집숍 '클럽클리오'의 매장을 1분기말 86개에서 6월말 기준 77개까지 정리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클리오의 로드샵은 가맹점에 재고부담을 떠넘기는 형태가 아니라 본사가 재고를 부담하는 형태로 폐점에 따른 사회적 리스크가 낮은 편이다"라며 "오프라인 폐점이 가속화 될수록 대체 플랫폼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