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백기사' 델타항공, 한진칼 매각 카드 '만지작'
2분기 순손실 6.9조원 낸 델타항공 유동성 확보 '사활'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1일 16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Wilimedia common


[팍스넷뉴스 심두보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 컨소시엄 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델타항공(Delta Air Lines) 경영상황이 주목받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우호세력인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14.9%를 보유한 핵심 멤버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분기에만 7조원대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반토막으로 줄었다. '제 코가 석 자' 상황에 놓였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최근 전방위적인 유동성 확보의 일환으로 한진칼 지분 매각 카드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델타항공은 지난해 6월 21일 한진칼의 지분 4.3%를 사들였다고 공식적으로 첫 발표했다. 이후 델타항공은 2019년 8월부터 9월까지,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문제로 확산되기 직전인 올해 2월∼3월까지도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했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14.9%를 확보했으며, 이를 위해 대략 3000억원에서 4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투하한 것으로 추산된다. 


경영권 분쟁으로 치솟은 한진칼의 최근 주가는 8만원과 10만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당 8만원을 가정하더라도 델타항공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의 가치는 무려 7000억원이 넘는다. 즉, 델타항공은 1년도 채 되지 않는 평균 투자 기간 동안 2배 이상의 평가차익을 기록한 것이다. 물론 주주 간 분쟁이라는 이슈로 가격이 올라 경영권의 향방에 따라 주가는 급락할 개연성은 크다.


◆ 위기의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유동화 가능성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델타항공의 시가총액은 370억달러(44조3482억원)였다. 최근 시가총액은 55% 하락한 167억달러(20조원)에 머물고 있다. 델타항공은 올해 2분기 57억1700만달러(6조85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8.3%나 급락한 14억6800만달러(1조7593억원)에 그쳤다. 특히 승객 부문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94% 감소했다.


유례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델타항공은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2분기에 델타항공은 SGR(slots, gates & routes)를 담보로 50억달러(5조9900억원)를 대출받았다. SGR이란 특정 시간대의 운항 권리, 게이트 사용 권한, 항공 노선 등을 의미하며, 이들은 항공사의 자산처럼 취급되고 있다. 델타항공은 또 부동산의 세일 리스백(Sale-leaseback)으로 28억달러(3조3500억원)를 끌어들였다. 여객항공사 임금지원프로그램(PSP)과 부담보 채권 발행 방식으로 델타항공은 각각 14억달러(1조6700억원)와 13억달러(1조55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지난 7월 7일 미국 재무부는 델타항공을 포함한 미국의 주요 항공사가 코로나 지원구제법(CARES Act)을 통한 대출 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법을 기반으로 재무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의 결과로 발생한 손실과 관련된 적격 사업자에게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가능한 유동성 확보 수단을 모두 동원하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마냥 들고 있을 이유는 없다"면서 "지분 확보 경쟁이 막바지로 다가가는 상황에서 델타항공도 투자금 회수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KCGI 컨소시엄도 델타항공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지난 3월 26일 보도된 블룸버그 기사에 따르면, KCGI는 델타항공에 한진칼 지분을 팔 것을 제안했다. 당시 KCGI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블록딜(장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적절한 현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델타항공은 KCGI의 제안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출처=한진칼 홈페이지


◆ KCGI 컨소보다 결속력 약한 조원태 회장 우호세력


KCGI, 반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뭉친 컨소시엄은 공동의 확실한 목표를 두고 있다. 바로 한진칼의 경영권이다. KCGI는 출자자를 통해, 반도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각각 자금을 동원하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컨소시엄에 합류하면서 두 세력 간 격차는 확연히 줄었다.


반면 조원태 회장 측 세력은 조금씩 줄고 있다. 지난해 말 한진칼 지분을 사들였던 카카오는 다시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3월 주총에서 조 회장 편을 들었던 주주 하나가 떨어져 나간 셈이다. 조 회장 연임에 찬성표를 던졌던 국민연금공단도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축소했다. 


이런 와중에 델타항공이 보유한 14.9%의 지분은 그야말로 '꽃놀이패'다. KCGI 컨소시엄이 이 지분을 확보하면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 사안을 통과할 수 있는 3분의 2 지분에 매우 근접하게 된다. 반대로 조원태 회장 측은 물러날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델타항공은 지난해 7월 KCGI의 질의 서신에 대해 "(당시) 투자는 한진칼 또는 그 경영진, 주주들과의 기업지배구조 문제 또는 장래 이사회의 의석을 포함한 문제 등과 관련한 어떠한 합의 없이 이루어진 것이란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한진칼뿐만 아니라 브라질 라탐항공(LATAM Airlines Group), 그루포아에로멕시코(Grupo Aeromexico), 에어프랑스-KLM, 중국 동방항공, 버진 애틀랜틱(Virgin Atlantic)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이 같은 지분 투자를 통해 전 세계로의 사업 확장과 항공사 간 국제 제휴로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쳤다. 다만, 코로나 19 사태로 한진칼을 제외한 기업의 주식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항공업 등 인프라 분야의 컨설팅을 담당하는 회계법인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항공업은 예전에 없던 대격변을 겪고 있다"면서 "모든 항공사가 기존에 취했던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은 대한항공의 경쟁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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