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제약 "생산 중심 R&D 거점 '충주공장'"
유용환 대표 "DNA·바이러스 중심 생산…항체는 개발과 생산 분리"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2일 10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새미 기자] 이연제약은 기존 파이프라인 중심의 연구개발(R&D)에서 생산 기술·기반 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R&D로 나갈 계획이다. 기존 강점인 케미컬의약품은 물론, 바이오의약품도 같이 생산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바이오의약품 중에서는 항체 생산을 개발과 분리하고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핵심원료인 비바이러스성 벡터(플라스미드 DNA)와 바이럴 벡터(viral vector)를 포괄적으로 생산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러한 R&D 전략의 핵심 중추는 충주공장이 맡게 된다.


이연제약은 1964년 설립된 이연합성약품공업주식회사가 전신인 비교적 전통이 오래된 중소 제약사다. 지난 1955년에 원료 의약품 국산화를 위해 개소한 이연합성연구소까지 거슬러올라가면 이연제약의 역사는 더욱 길어진다. 팍스넷뉴스는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이연제약 사무실에서 유용환 대표(사진)과 만나 생산 중심 R&D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 생산 중심 R&D 택한 이유는


제약사의 미래가 신약개발에 달려있다는 것은 제약업계 공통의 공감대다. 이연제약의 고(故) 유성락 회장 또한 "한정적인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제약사의 미래는 신약개발에 있다"고 꾸준히 밝혀왔다. 유 전 회장은 "R&D를 (이연제약에선) '리스크 앤 댄저(Risk and Danger)'라고 해석한다"며 "신약 개발은 위험하고 실패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언급했다.


지난 2014년 8월 향년 69세로 별세한 유 전 회장은 1976년 장인인 정석환 대표가 경영하던 이연합성약품공업에 입사해 1981년에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유 전 회장은 원료의약품과 유전자치료제 분야의 개척자로서 지난 2004년 바이로메드(현재 헬릭스미스)와 유전자치료제 'VM202(엔젠시스)'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유 전 회장의 장남인 유 대표는 지난 2010년 이연제약 과장으로 입사해 기획, 개발(R&D) 부문에서 근무하다 경영지원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반을 관장했다. 이후 2016년 유 전 회장의 부인인 정순옥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유 대표는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이연제약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연제약은 유 전 회장 때부터 R&D의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고심해 왔다. 유 전 회장이 지은 '이치(理)를 연구(硏)하는 기업'이라는 이연제약의 사명에도 R&D에 대한 이연제약의 고민이 담겨있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유 대표는 "R&D라는 것은 시간, 비용은 많이 걸리는 데 비해서 성공률이 지극히 낮다"며 "한 파이프라인이 실패하면 회사의 존망이 흔들릴 정도로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고 짚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제약사는 R&D의 다변화를 선택한다.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늘리는 것이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1316억원을 기록한 중소 제약사다. 충주 공장, 인력 투자 때문에 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R&D의 다변화를 통한 시간과 비용의 투자를 감당하기는 어렵다는 게 유 대표의 판단이다.


이연제약은 기존 파이프라인 중심의 R&D에서 생산 기술·기반 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R&D로 나아가기로 했다. 유 대표는 "생산 중심의 R&D라는 개념은 바이오의약품의 개발에 핵심이 되는 모든 파이프라인에 대해서 철저하게 임상부터 상용화까지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미컬부터 바이오까지…항체 생산은 개발과 분리


이연제약은 케미컬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의 원료부터 완제까지 생산하는 인프라를 갖추고 DNA부터 바이러스에 대한 생산시설을 일원화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에서 가교(bridge) 역할을 할 생산시설을 세워 이연제약의 파트너사들에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연제약은 미국의 인터바이옴과 내년 가동을 목표로 선진GMP(cGMP) 제조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다.


케미컬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을 같이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강점이라는 게 유 대표의 생각이다. 유 대표는 "해외에서 펩타이드에 케미컬 의약품을 붙인 물질을 한 곳에서 생산해줄 곳이 없다고 하더라"며 "이러한 물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케미컬 원료부터 생산해야 하는데 이연제약에서는 충주에서 펩타이드를 생산하고 완제 공장에서 완제 형태로 만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바이오의약품 중에서도 항체(antibody) 생산은 개발과 과감히 분리하기로 했다. 유 대표는 "항체 생산시설은 비용과 규모가 커야 하고 사실상 위탁생산(CMO) 기관이 너무 많아 무한경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바이오의약품 트렌드가 점점 맞춤·예방·표적 치료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연제약이 고도화된 항체 생산 시장의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항체 물질 개발과 생산을 분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파트너사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항체에 대한 연구개발은 지속적으로 진행하지만 항체 생산은 CMO를 활용하는 등 이연제약의 생산 인프라와는 분리하기로 한 것이다.


대신 DNA와 바이러스 생산시설을 한꺼번에 접목시킴으로써 생산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실리를 택했다. 이렇게 되면 파트너사도 개발 기간을 단축해서 1개의 파이프라인 임상을 개발할 시간에 다수의 파이프라인 동시 개발이 가능해진다는 것. 유 대표는 "임상 시료를 다변화해 생산하면서 상용화에 가까운 물질들을 백업해서 나아가게 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방식이면 공장 운영의 극대화는 물론, 이연제약의 파이프라인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연제약의 파이프라인이 희귀의약품에 집중된 것도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방책이다. 이연제약은 희귀·난치성 질환을 타깃으로 퇴행성 뇌질환 및 신경계 질환(근위축성측삭경화증, 알츠하이머) 등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한정적인 질환에서 빠르게 생산을 진척시킴으로써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연제약 R&D의 중추 '충주공장'


이연제약 충주공장 조감도


이연제약의 생산 중심 R&D의 거점은 단연 충주공장이다. 이연제약은 충주공장을 짓는데 2400억원을 투입했다. 이연제약은 충주공장에 비바이러스성 벡터, 바이럴 벡터에 이어 바이러스 기반 유전자 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글로벌 생산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충주공장은 오는 9월30일 바이오 생산라인을 완공하고 케미컬 생산라인은 오는 2022년 3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오는 2023년부터 상용화 생산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편, 이연제약의 지난해 R&D 비용은 39억6900만원으로 전년(69억4600만원) 대비 42.9%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5.6%에서 3.0%로 감소했다.


R&D 강화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비용 투자가 선결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 묻자 유 대표는 "지난 2018년에 다수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적극 추진됨에 따라 최초 계약기술료가 당해연도에 집행돼 개발비가 집중됐고, 2019년도부터는 마일스톤으로 집행됐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저효과로 회계상 R&D 비용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어 유 대표는 "표면적으로 이연제약의 R&D 비용이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도 있다"며 "이연제약은 파트너사에 지분 투자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방식으로 R&D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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