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이재용, 행선지 4할이 '반도체'
현장경영 15회 중 반도체 6회…5월 검찰소환 후 투자·대외활동 증가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올 들어 '뉴 삼성' 구축에 잰걸음을 걷고 있다. 글로벌 전략 점검과 현장 시찰은 물론이고 파트너십 강화 등을 위해 일선에서 종횡무진 뛰고있다. 


외부로 알려진 올해 공식일정 횟수만 해도 19회(검찰 소환조사 제외)에 달한다. 특히 검찰 사정 거리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는 속에서  공개행보를 보다 가속화하고 있어 이 부회장의 발길에 여론 관심 또한 높아지는 분위기다. 


◆ 적게는 보름에 한 번, 많게는 6일에 한 번꼴 '현장行'


사실 오너 기업인의 행선지는 외부에 잘 공개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동경로가 곧 기업의 미래전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재계에선 삼성이 기업운영에 오너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가 한창 창궐하던 4월을 제외하고 한 달에 적게는 2번, 많게는 5번까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매월 최소 15일에 한 번, 최대 6일에 한 번 꼴로 공개일정을 소화했다는 이야기다. 


지난 7개월간 총 19회에 걸친 이 부회장 행선지를 분석해보면 삼성 사업장 방문이 15회(78.9%), 정부 행사가 2회(10.5%), 대국민 사과 1회(5.3%), 타사(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 방문 1회(5.3%)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사업장 방문 내역만 놓고 보면 전체(15회)의 40.0%인 6회가 반도체 사업과 관련한 곳에 집중됐다. '반도체 2030' 비전 현실화에 대한 이 부회장의 굳은 의지가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실제 이 부회장은 올해 첫 행선지로, 또 코로나19 여파 이후 해외현장 행보를 재개한 첫 목적지로도 반도체 사업장을 선택했을 정도다.  


반도체를 제외하곤 각 사업군별로 대체로 고른 방문 분포를 보였다. 디스플레이 2회(13.3%), 신기술·혁신 2회(13.3%), 스마트폰 2회(13.3%), 전장사업 2회(삼성SDI·삼성전기 각 1회씩, 13.3%), 생활가전 1회(6.8%)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중을 보면 회사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산업에 대한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면서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그리고 신사업으로 전장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중으로도 풀이된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연거푸 만나 배터리뿐 아니라 전장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 역시 연장선상의 일로 해석된다.  


◆ 우연의 일치?…'리스크 확대→투자 확대' 흐름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삼성을 뒤흔드는 대형 이슈 발생 전후로 이 부회장의 보폭이 넓어지는 흐름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는 삼성을 넘어 이 부회장에 대한 포화가 집중되기 시작한 5월을 기점으로 보다 확대하는 모습이다. 5월엔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 시작한 시점이다. 


그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횟수와 삼성 주요 이슈를 월별로 쪼개보면 ▲1월 3회·7개 계열사 준법실천 서약 ▲2월 2회·준법감시위 출범·임직원 후원내역 사과 ▲3월 3회·준법감시위 경영권 승계 의혹 사과 권고 ▲4월 0회·코로나19 확산 ▲5월 4회·대국민 사과, 반도체 투자발표, 검찰 소환조사 ▲6월 5회·반도체 추가 투자 발표, 구속영장 청구 및 기각 ▲7월 3회·산학협력센터 투자 발표 등이다. 


특히 삼성이 두 차례에 걸쳐 반도체 EUV 파운드리 생산라인 증설(5월21일)과 낸드플래시 추가 투자(6월1일)를 결정한 것 역시 1·2차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직후다. 불과 11일새 대규모 자금 투입안을 잇달아 공개한 것이다. 해당 사업은 20조원 가량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또 22일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협력사에 지난 10년래 상반기 최대 규모인 365억3000만원의 인센티브 지급도 결정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총 15차례의 현장 방문 중 50% 이상 확률로 현장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변화와 도전, 그리고 위기 의식을 강조했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의 수위 또한 점점 높아졌다. 올 초까지만 해도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희망찬 미래를 논하던 것에서 상반기 들어선 '자칫하면 도태된다.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를 강조했다. 


여기엔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19 상황 지속, 삼성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등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심경 변화도 어느 정도 녹아들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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