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최근 마스턴프리미어1호부동산투자회사(RIETs·리츠)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 연기 결정을 둘러싸고 앞서 상장한 이지스밸류리츠의 행보가 영향을 끼쳤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지스밸류리츠가 상장하자마자 공모가를 밑도는 모습을 보인 것이 마스턴프리미어1호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마스턴프리미어1호는 지난 20일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과 협의 끝에 공모청약 일정을 연기했다. 최근 주식 시장 유동성이 바이오, 2차전지 등 특정 섹터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면서 일부 리츠 주가가 부진하다는 이유다. 당초 마스턴프리미어1호는 22~24일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의 청약을 거쳐 다음달 중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 예정이었다.

갑작스런 상장 연기 결정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지스밸류리츠의 부진이 마스턴프리미어1호의 상장 연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리츠와 관련한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서 올해 1호 상장 리츠 주가 부진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유가증권에 상장한 이지스밸류리츠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5000원)을 밑도는 441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에 못 미친 시초가로(4800원)로 장을 시작한 이지스밸류리츠는 장 초반 한때 시초가보다 4.79% 오른 503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장중 한 때 5% 이상 급락하면서 변동성완화장치(VI)까지 발동됐다.

하락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상장과 함께 56억2912만원 어치를 내다 팔았고 기관도 58억2330만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115억5602만원을 순매수했지만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이지스밸류리츠 수요예측 때 홍콩 자본이 많이 들어와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자본이 상장 첫 날 한 번에 빠져나갔고 국내 기관도 같이 팔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모시장에서는 사모펀드나 기관이 시장을 형성해주는 중요한 자금 역할을 해 주지만 공모에만 참여하는 사모펀드가 많고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성 자금이 많다"며 "이들이 한 번에 매도하면 주가가 떨어지게 되고 개인들이 불안해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지스밸류리츠 수요예측에는 총 274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 중 16건이 외국 기관투자자다. 건수로는 전체의 5.8%에 불과했지만 전체 수량의 16.1%(1억6593만주)를 이들 외국 투자자들이 써냈다. 국내 운용사(6억1606만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량이다.

이들 외국기관이 보유한 물량 중 절반이상이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았다는 점도 상장 첫날 매도세를 이끈 원인으로 보인다. 전체 기관 물량 1185만주 중 58.4%인 692만4156주가 의무보유확약기간이 설정되지 않았다. 1개월 확약이 24.3%로 가장 많았고 6개월 확약(8.8%), 15일 확약(8.5%)이 뒤를 이었다

마스턴프리미어1호는 2~3달의 면대면 미팅을 거쳐 장기 투자자를 확보한 뒤 연내 상장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기금, 보험사 등 장기 투자 성향을 갖춘 투자자를 확보하면 상장 이후 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공모 일정 연기로 확보된 기간에 상장 후 주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장기 투자자를 대거 확보할 예정"이라며 "상장을 미뤄 아쉽지만 연내 반드시 증시에 입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