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세진 기자] SPC그룹이 잇단 해외 인기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파인 캐주얼(Fine-casual) 강화에 나서고 있다. 파인 캐주얼은 호텔 등 고급 레스토랑의 격식 있는 식사를 즐기는 것을 의미하는 '파인 다이닝'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먹거리를 뜻하는 '캐주얼 다이닝' 등이 접목된 새로운 외식 트렌드다.

최근 불황이 이어진 외식업계에서 파인 캐주얼 강화는 성장세가 주춤해진 기존 프랜차이즈들을 대신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SPC그룹은 국내서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는 외식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지는 한편 싱가포르에서의 점포 운영을 통해 해외영역 확장에도 나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2016년 미국 버거 체인 '쉐이크쉑(Shake Shack)'을 선보인 SPC그룹은 국내 매장 수를 13개(7월 기준)까지 늘리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SPC그룹은 지난 4월 미국 명물 샌드위치 '에그슬럿(Eggslut)'과 국내 및 싱가포르 독점 운영 계약을 맺고 지난 10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 1호점을 열며 파인 캐주얼 강화에 나섰다. 에그슬럿 1호점은 오픈 당일 매장 고객들이 새벽 6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고 10시 개점 전까지 약 300명이 몰려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SPC그룹의 이같은 행보는 급변한 외식 트렌드를 적극 공략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파인 캐주얼은 건강한 식재료와 맛을 강조하면서도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에 올릴 멋진 사진을 원하는 요즘 세대의 욕구와 잘 들어맞는다. 이같은 트렌드를 읽은 SPC그룹은 허희수 전 부사장을 주축으로 쉐이크쉑과 에그슬럿 국내 도입을 위해 수년간 현지를 오가며 계약 체결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그룹을 성장시켜왔던 던킨과 파리바게뜨 등의 브랜드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도 SPC의 이같은 행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는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으로 전년 대비 2% 이내에서만 신규 출점이 가능하고, 중소 제과점 500m 이내엔 매장을 낼 수 없다. 규제의 여파로 인해 파리바게뜨의 매장 수는 작년말 기준 3420여개로 전년 대비 7~8개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던킨의 경우 건강을 강조하는 식문화가 번지면서 2017년 769개이던 매장 수가 2018년 683개, 2019년 686개로 감소세에 들어섰다. 이에 최근 상표에서 '도너츠'를 떼어내고 커피와 식사대용 스낵 보강 등 메뉴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 

SPC그룹은 국내 꾸준한 출점을 통해 브랜드들의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동시에 해외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쉐이크쉑 및 에그슬럿의 싱가포르 운영권도 획득한 상태다. 현재 싱가포르 내 쉐이크쉑 2개점을 운영중이며 내년중엔 에그슬럿 1호점도 문을 열 예정이다.

일단 동남아 허브시장인 싱가포르를 교두보 삼아 운영 노하우를 축적한 후, 추후 타 시장 진출도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에선 2025년까지 쉐이크쉑 25개, 에그슬럿 5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싱가포르엔 파리바게뜨도 진출해 있어 그룹 브랜드 간의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중"이라며 "쉐이크쉑과 에그슬럿을 기반으로 외식업계의 파인캐주얼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